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거나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말과 행동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졌다면,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까요? “아이를 잘 가르치려 했다”는 마음만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대로 아이가 속상해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꾸중을 범죄로 볼 수도 없습니다.
법원이 확인하는 것은 구체적인 행동과 그 전후의 상황입니다. 아이의 나이와 발달 상태, 말의 내용과 반복성, 신체 접촉의 강도, 당시 필요했던 조치와 이후의 변화가 함께 검토됩니다. 대구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한 부모의 사건과 대법원이 교사의 유죄 판단을 파기한 사건을 비교하면, 같은 ‘훈육’이라는 설명 아래에서도 왜 결론이 달라지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훈육이라는 말보다 실제로 한 행동이 먼저입니다
가. 신체적·정서적 학대의 판단 기준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의 신체 건강과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금지합니다. 두 유형에 대한 기본 법정형은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개별 사건에서는 함께 적용되는 죄명과 당사자의 지위 등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어디를 어떤 힘으로 잡거나 때렸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한 제지인지, 고통을 주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체벌인지도 구분합니다. 말로 한 행동이라면 지시나 잘못의 지적을 넘어 인격을 반복적으로 깎아내렸는지, 위협이 동반됐는지, 아이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는지가 문제 됩니다.
나. 부모의 징계권 조항 삭제
부모에게 과거 인정되던 민법상 징계권 조항은 2021년 1월 26일 삭제됐습니다. 따라서 “부모니까 때려서라도 가르칠 수 있다”는 전제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부모의 모든 훈계가 학대라는 뜻도 아닙니다. 실제 행위가 법이 금지하는 학대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2. 대구 판결: 숙제와 공부를 이유로 한 반복적 행동
가. 사건에서 인정된 행동
대구지방법원 2026. 9. 3. 선고 2026고단153 판결에서는 친부가 두 자녀에게 한 행동이 문제 됐습니다. 그중 한 아이에게는 중증 지적장애가 있었습니다. 판결은 공부나 숙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로 머리를 때리거나 집 밖으로 끌어내고, 아이의 능력과 존재를 깎아내리는 폭언을 거듭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장난감을 세게 던져 부순 행동도 정서적 학대의 범죄사실에 포함됐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과 선고 결과
법원은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고 적절하게 훈육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학대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는 더욱 세심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정과 학대의 모습·횟수를 고려했습니다. 반성, 양육 환경의 변화 등 유리한 양형 사정도 검토했지만, 범죄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선고된 형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며, 사회봉사 80시간과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 40시간도 명해졌습니다. 이는 해당 1심 판결의 결과입니다. 확인한 원문만으로는 이후 항소 여부나 확정 여부까지 알 수 없어 확정판결로 소개하지 않습니다.
다. 다른 사건에 적용할 때의 주의점
이 사건은 한 번의 거친 표현만을 문제 삼은 사건이 아닙니다. 반복된 폭행·모욕적 언행과 아이의 취약한 발달 상태가 함께 확인된 사건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건에 이 형량을 그대로 대입하거나, 공부를 시키다 발생한 모든 다툼을 같은 학대로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3. 대법원 판결: 부적절한 말과 형사상 학대는 어떻게 구별할까요?
가. 대법원이 유죄 판단을 파기한 이유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6945 판결은 체육 수행평가에 항의하며 수업을 방해하던 학생을 담임교사가 꾸짖고, 알림장 앱에 관련 글을 게시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교사의 발언 등이 부적절하고 학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것만으로 정서적 학대와 그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에는 수업방해에 이르게 된 경위, 담임교사의 지도 재량, 발언과 게시의 목적·정도, 그 밖의 폭언이나 신체적 행동이 있었는지, 학생의 진술과 전후 상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대법원 단계에서 해당 부분의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나. 진단서와 상태 변화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진단서가 없으면 학대가 아니다” 또는 “아이가 다시 잘 지내면 괜찮다”는 결론으로 건너뛰지 않는 것입니다. 정서적 학대는 정상적인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하거나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실제 상태 변화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특정 증상이나 진단이 확인돼야만 성립하는 범죄로 단순화할 수는 없습니다.
대구의 부모 사건과 이 교사 사건은 행위의 반복성·강도, 관계와 교육적 맥락, 아이의 발달 상태 등이 다릅니다. 유죄·파기환송이라는 결과만 비교하기보다 법원이 어떤 사실을 근거로 삼았는지 읽어야 합니다.
4. 교사의 생활지도는 목적과 방법을 함께 확인합니다
가. 신체 접촉과 교육행위의 구별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1도13926 판결에서는 교육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초등학생의 팔을 잡아 일으키려 한 교사의 행동이 문제 됐습니다. 대법원은 필수적인 교육활동 참여를 독려하려는 지도였는지, 체벌이나 신체적 고통을 가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사용한 힘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살펴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학대로 결론 내릴 수 없다는 취지이지, 팔을 잡는 모든 행동을 허용한 판결은 아닙니다.
나. 정당한 생활지도가 보호되는 범위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2와 제20조의6도 법령과 학칙에 따른 정당한 학생생활지도, 긴급한 상황에서의 방어·보호를 위한 정당한 제지 등을 규정합니다. 보호 대상은 ‘정당한’ 행위입니다. 특히 긴급 제지는 위험을 없애거나 긴급 상황이 끝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도로 사용해야 합니다. 과거 판결의 적용 법령과 현재 시행 중인 규정은 구분해 읽어야 합니다.
학교 교원에게 적용되는 이러한 규정을 부모나 모든 시설 종사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행위자의 지위, 시설의 종류, 사건 발생일과 당시 시행 법령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5. 조사 전에 확보할 자료는 ‘앞뒤가 있는 기록’입니다
가. 사건 전후의 맥락을 보여주는 자료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문제 된 몇 초의 장면이나 한 문장만으로는 당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해당 장면 전후의 영상, 이전에 시도한 지도 방법, 보호자에게 전달한 내용과 이후 조치가 함께 있어야 맥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황과 시간: 언제, 어디에서, 어떤 행동을 막거나 지도하려 했는지 날짜별로 정리합니다. 직접 본 사실과 나중에 들은 이야기를 구분합니다.
영상과 연락: 보유 중인 영상·메시지는 원본을 보존하고, 필요한 경우 적법한 절차로 보관·확보를 요청합니다. 유리한 부분만 잘라낸 영상보다 전후 흐름이 있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행위의 구체적 모습: 실제로 한 말, 접촉 부위와 방법, 지속 시간, 주변 사람과 아이의 반응을 확인합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을 추측으로 메우지 않습니다.
아이의 상태: 사건 전후의 등교·등원, 수면, 행동 변화와 상담·진료 자료 등을 살핍니다. 겉으로 잘 지내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영향이 없었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생활지도 자료: 교원 사건이라면 적용 학칙·지도 절차,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한 경위와 보호자에게 알린 기록을 함께 확인합니다.
나. 원본 보존과 진술 과정의 주의점
아이에게 여러 차례 같은 질문을 하거나 답을 유도하고, 관계자에게 진술을 맞추도록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안전을 먼저 확보하면서 기존 기록을 보존하고, 기억과 객관적 자료가 다른 부분도 그대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6. 신고 이후에는 설명할 사실과 인정할 사실을 구분해야 합니다
가. 부적절한 언행과 범죄 성립의 구분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이 곧 유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훈육이었다는 말만 반복하거나, 아이가 과민하게 받아들였다고 단정하면 사건의 실제 쟁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면 그 사실과 형사상 학대의 성립 여부를 구분하고, 경위·정도·반복성과 관련 자료를 토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나. 부모·교원 사건에 따른 상담 준비
부모 사건에서는 가족관계와 양육 환경, 아이의 연령·발달 특성이 중요합니다. 교원 사건에서는 교육활동의 필요성과 지도 방법의 타당성을 더 살펴야 합니다. 같은 아동학대 혐의라도 준비할 자료와 다툴 쟁점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대구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출석 안내와 문제 된 날짜, 당시 기록을 정리해 상담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TK로펌 대구 형사사건 상담에서는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적용 법령과 입증 쟁점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참고한 법령과 판결
법령·판결문 확인일: 2026년 10월 7일. 법령은 현재 시행 조문을, 판결은 각 사건의 판단 내용을 구분해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