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상표법변호사입니다. 구입한 정품을 수선하거나 부품을 바꾼 뒤 거래했는데 상표법 위반으로 문제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짜 상표를 붙이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생각과, 유명 상표가 남아 있으니 무조건 침해라는 주장이 부딪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정품을 샀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상표권이 이미 적법하게 판매된 개별 제품의 재거래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 작업 후에도 원래 상품이 그대로 유지되는지가 쟁점입니다. 카드 뒷면에 표시를 더한 사건과 일회용 카메라를 재생해 판 사건을 살펴보면, 단순 가공과 새로운 생산을 구별하는 기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상표는 물건의 출처를 알려주는 표지입니다
상표권 또는 전용사용권의 침해는 상표법 제230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형사책임을 판단하려면 문제 된 표장이 등록상표인지, 상품과의 관계 및 표시 방식이 어떠한지,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는 상표로 사용되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표권자 등이 국내에서 등록상표가 표시된 정품을 적법하게 양도하면 그 상품에 대한 상표권은 원칙적으로 소진됩니다. 물건을 산 사람이 같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다시 판매하는 행위까지 상표권으로 계속 제한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원래 제품의 동일성을 해칠 정도로 가공해 새로운 상품을 생산했다면 다른 판단이 가능합니다.
이때 동일성은 외관이 전혀 바뀌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품의 객관적인 성질, 실제 이용 방식, 상표의 출처 표시와 품질 보증 기능 등을 함께 평가합니다. 수선비나 가공비가 얼마였는지만 비교해서 결론을 내릴 수도 없습니다. 그 작업으로 구매자가 어떤 기능과 품질의 상품을 제공받았는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2. 상표법 위반 판단이 뒤집힌 트럼프 카드 사건
가. 사건 개요
피고인들은 등록상표가 인쇄된 정품 트럼프 카드를 적법하게 구입했습니다. 카드 뒷면에 특수염료로 무늬와 숫자를 추가해, 특정 렌즈나 장치로 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만든 다음 판매했습니다. 일반적인 눈으로는 그 표시를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검찰은 이와 같은 카드의 제조·판매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상표법 위반의 성립을 다투었고, 사건은 대법원에 이르렀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원심은 가공으로 원래 카드와 다른 새 상품이 만들어졌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특수한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원래 용도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가공 사실을 알고 산 사람은 제조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없고, 이를 모르는 사람도 본래 제품으로 인식해 그 기능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추가 표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상품의 동일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상표의 출처 표시나 품질 보증 기능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2009. 10. 15. 선고 2009도3929 판결). 이 결론은 상표법 위반 부분에 관한 것입니다. 판결이 특수 카드의 제작 목적이나 이후 이용에서 생길 수 있는 다른 법률 문제까지 모두 없다고 선언한 것은 아닙니다.
3. 유죄가 유지된 재생 카메라 판매 사건
가. 사건 개요
카메라 제조·판매업자가 사용 후 남은 일회용 카메라 용기를 모아 필름을 다시 넣고 포장을 일부 바꾸어 판매했습니다. 용기에는 원래 제조사의 등록상표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업자는 포장과 몸체에 자신의 상표를 표시했으므로 원래 회사 상품과 혼동할 염려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아 있는 상표는 지우지 못한 작은 부분일 뿐이고, 다른 회사의 상표를 이용할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창원지방법원 2002. 6. 12. 선고 2001노2235 판결을 거쳐 대법원의 심리를 받았습니다. 기존 용기를 매입해 사용했다는 사정과, 새 필름을 넣은 상품에 남겨진 등록상표가 구매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함께 다투어졌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상표권 침해의 고의를 포함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받아들였습니다. 새 필름을 넣은 재생품에 원래 회사의 상표를 남겨 판매한 사정을 보았고, 자기 상표도 표시했다는 주장만으로 침해가 부정되지 않았습니다. 원래 상표가 구매자에게 어떤 출처를 나타내는지까지 살펴야 했던 것입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이미 판매된 제품에 관한 권리는 소진되더라도, 본래 상품의 동일성을 해칠 정도로 가공·수선해 사실상 새로 생산한 경우에는 그 원칙만으로 상표권 침해를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4. 두 사건을 가른 것은 가공 후 남아 있는 상품의 성질입니다
카드에는 추가 표시가 있었지만 보통의 카드로 사용하는 본래 기능이 유지되었습니다. 카메라는 사용이 끝난 용기에 필름을 다시 장전해 판매하는 방식이 문제 되었습니다. 작업을 했다는 공통점보다, 그 결과가 원래 상품의 사용을 이어간 것인지 새로운 생산인지가 중요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적 사용을 위한 리폼도 구별됩니다.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4다311181 민사판결은, 소유자가 자신이 쓸 가방의 리폼을 맡기고 결과물을 돌려받는 경우 원칙적으로 상표의 사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업자가 리폼을 지배·주도해 자기 상품처럼 생산·유통한 특별한 사정 등은 따로 살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이 민사판결을 모든 판매용 재생품이 허용된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형태가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고객 소유 물건의 개인적 리폼을 일괄 금지할 수도 없습니다. 누가 소유하고 무엇을 주문했으며 완성품이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거래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5. 수사에 대비해 남겨야 할 네 가지 자료
가. 정품을 확보한 경위
구매 영수증과 공급계약, 매입 물품의 상태를 정리하십시오. 완제품 정품인지 부품만 사 온 것인지도 구별해야 합니다. 정품 구입이 확인되어야 권리소진의 전제를 검토할 수 있지만, 그 사실만으로 이후 모든 작업과 판매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 작업 내용과 바뀐 기능
분해·교체·수선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과 공정 기록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새로 넣고 원래의 어떤 기능을 그대로 유지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제품의 외형뿐 아니라 사용 가능성이나 품질에 미치는 변화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 광고와 실제 표시 방식
상품·포장·온라인 판매 화면에서 상표가 어떻게 표시되었는지 남겨 두십시오. 상표가 작게 남았다는 주장이나 재생품이라고 설명했다는 주장은 실제 화면과 맞아야 합니다. 추가 상표나 안내문이 구매자의 출처 인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검토할 사항입니다.
라. 소유자와 대금의 성격
작업을 의뢰한 고객의 물건을 돌려준 것인지, 업자가 확보한 물건을 새 구매자에게 판매한 것인지 구별하십시오. 작업대금과 상품대금을 나누어 확인하고 주문서, 배송기록, 판매 수량을 정리하면 거래의 실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6. 맺음말
상표권 사건에서는 정품을 샀다는 설명과 가공했다는 사실이 모두 판단의 일부입니다. 원래 물건과 완성품의 관계, 남아 있는 상표의 기능, 시장에 제공된 방식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다른 사건에서 침해가 부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제품도 같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상표가 있는 제품을 수선·가공하거나 재판매한 일로 고소를 당했다면 작업 전후와 거래 자료를 준비하여 더킴로펌 대구상표법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해당 거래에 맞는 법적 검토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법령과 판결
상표법 제2조, 제108조, 제230조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3929 판결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4다311181 판결(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