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사기방조변호사입니다. “제가 내준 통장으로 누군가 사기를 쳤다는데, 저도 피해자를 속인 사람이 되나요?” 범행 수단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으면 자신도 사기를 계획한 것처럼 취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병원 확인서처럼 평소 업무로 만들어 준 자료가 사기에 쓰인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가 생깁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사기의 공범인지는 결과에 도움을 주었다는 사정뿐 아니라, 어떤 일을 돕는다고 알고 있었는지까지 살펴 판단합니다. 다만 사기의 모든 세부사항을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사기방조의 처벌 구조를 설명한 뒤, 계좌 제공 사건의 무죄 판단과 병원 운영자의 유죄 판단을 비교하고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겠습니다.
1. 사기방조에서는 행동과 인식을 함께 확인합니다
사기를 실행하는 사람을 정범, 그 실행을 돕는 사람을 종범이라고 합니다. 형법 제32조는 종범도 처벌하되 정범의 형보다 감경하도록 규정합니다. 도움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방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돈을 받을 계좌나 청구서류를 제공하는 행위도 사기 실행을 쉽게 했다면 방조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현행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속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람을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기방조는 여기에 형법 제32조의 감경이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구법 당시의 사건에는 당시 법률의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보험사기나 편취금액에 따른 특별법이 적용되면 처벌 규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의 사기임을 알고 그 실행을 돕는다는 인식입니다. 범행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인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가 문제 됩니다. 구체적인 피해자나 모든 실행방법까지 알 필요는 없지만, 단순히 확인을 소홀히 했다는 과실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거래 뒤 드러난 결과를 보고 당시의 생각까지 거꾸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2. 통장을 건넸지만 사기방조 무죄가 유지된 사건
가. 사건 개요
피고인들은 성명불상자에게 예금통장과 체크카드,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등을 교부했습니다. 그다음 날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피해자에게 검사를 사칭해 연락했고, 범죄에 이용된 계좌를 확인해 주겠다는 취지로 속였습니다. 피해자는 그 설명을 믿고 피고인 명의 계좌에 613만 원을 보냈습니다.
이후 피고인들은 따로 보유하던 체크카드로 그중 300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검사는 통장 등을 제공한 행동은 사기방조, 돈을 인출한 행동은 횡령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재판에서는 통장을 건넨 시점에 보이스피싱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서울남부지방법원 항소심은 접근매체를 양도할 당시 그것이 사기에 쓰일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에서도 사기방조 부분의 무죄 판단은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횡령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위한 보관관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10. 10. 선고 2017노1785 판결,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이 사건의 결론은 사기방조라는 죄명에 한정해 읽어야 합니다. 계좌 제공 자체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피해금 인출의 횡령 여부는 별도로 검토되었습니다. 사기에 이용된다는 점을 몰랐다는 설명이 받아들여져도, 그 뒤 입금된 돈을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3. 입원 서류 발급에서 사기방조가 인정된 사건
가. 사건 개요
다른 사건에서는 병원 운영자가 환자들의 입원과 퇴원, 입원확인서 작성에 관여했습니다. 환자들은 그 서류를 이용하여 보험회사에 입원급여금 등을 청구했습니다. 운영자는 서류 발급이 환자들의 보험금 편취를 돕는다는 점까지 알고 있었는지를 다투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입원 필요성이 없거나 적은 환자에게 장기 입원을 권유하고, 퇴원하려는 사람을 만류하거나 재입원을 권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일부 진단과 청구서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도 확인되었습니다. 환자의 치료만을 위한 서류 발급이었는지, 보험금 청구를 염두에 둔 운영이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법원은 운영자가 입원 여부와 퇴원을 통제하고 확인서 작성 권한도 가지고 있었던 점을 살폈습니다. 환자들의 반복 입원과 보험 가입을 둘러싼 이해관계, 검사와 진단 방식, 보험회사에 제출한 서류 등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보험금 편취를 인식하면서 입원확인서를 발급해 주었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사기방조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4665 판결).
의사의 자격이나 서류에 서명했다는 사실 하나로 유죄가 정해진 사건은 아닙니다. 자신이 결정하고 관리한 입원 과정에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가 여러 자료로 드러났습니다. 정상적인 진료에 따라 적정한 확인서를 작성한 경우와 이 사건의 운영 방식을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4. 두 사건을 가른 것
계좌와 확인서는 각각 사기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사기방조의 결론이 달랐던 것은 수단이 제공되었다는 결과만으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계좌 사건에서는 제공 당시 범행 인식이 증명되지 않았고, 병원 사건에서는 입원 유도와 서류 작성, 보험금 청구를 연결하는 사정이 고의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는 은행 계좌를 주는 행동이 확인서 발급보다 가볍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계좌 제공 사건에서도 대화 내용이나 거래 조건 등에 따라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문 업무에 관여한 사람이라고 해서 고객의 범죄를 항상 아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당시 전달받은 정보와 실제 역할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5. 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자료
가. 상대방이 설명한 목적
처음 제안을 받은 메시지, 전화 후 남긴 기록, 업무 요청서를 보존해야 합니다. 계좌나 서류가 왜 필요하다고 설명했는지와 실제 사용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비교하는 자료입니다. 일부 대화만 발췌하면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이 처음부터 전달된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전후 맥락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 관여한 업무의 범위
내용을 결정했는지, 정해진 양식에 기재만 했는지, 거래를 중단할 권한이 있었는지 정리해야 합니다. 다만 직책이 낮거나 지시를 따랐다는 말만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범행을 알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업무 기록과 대조하여 설명해야 합니다.
다. 의심을 갖게 된 시점과 대응
상대방의 요구가 바뀌거나 피해금 반환 요구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 살펴야 합니다. 연락을 끊었는지, 같은 일을 계속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다만 수사기관에서 뒤늦게 범행을 알았다는 것과 당시 의심하면서도 도움을 계속한 상황을 구별해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 돈과 서류의 이후 처리
받은 대가, 전달한 금액, 남아 있는 돈의 흐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서류를 회수하거나 정정한 경위도 함께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는 등 추가 행동이 있었다면 사기방조와 다른 죄명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으므로, 혐의별로 사실관계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6. 맺음말
통장이나 서류가 사기에 쓰였다는 사실은 조사할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기방조를 인정하려면 범행을 돕는 행동과 그에 대한 인식이 함께 확인되어야 합니다. 직접 피해자를 속이지 않았다는 사정도, 결과적으로 범행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정도 그 자체로 최종 답은 아닙니다.
다만 범행의 모든 세부사항을 몰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고, 사기방조가 부정되어도 다른 책임은 남을 수 있습니다. 결국 당시의 설명과 자신의 역할을 자료로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기방조 사건으로 고소를 당하셨다면, 더킴로펌 대구사기방조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법령과 판결
형법 제32조, 제347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10. 10. 선고 2017노1785 판결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466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