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영업비밀변호사입니다. “입사할 때 비밀유지 서약을 했으니, 회사에서 받은 파일은 모두 영업비밀이라고 합니다.” 이직한 직원과 전 직장 사이의 분쟁에서는 서약서 한 장의 의미가 크게 다투어집니다. 직원은 공개 자료나 일반적인 업무 경험이라고 설명하고, 회사는 경쟁사가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정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비밀유지 약속은 중요한 자료지만, 그 약속만으로 모든 회사 정보가 법률상 영업비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직원이 평소 사용하던 자료라도 구체적으로 비밀관리가 이루어졌고 부당한 외부 이용이 있었다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대법원 판결을 통해 자료의 내용과 회사의 관리, 퇴사 이후 행동을 어떻게 연결해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영업비밀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요소
현행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비밀로 관리된 기술상 또는 경영상 정보를 영업비밀로 정합니다. 이 세 요소는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안에서만 작성한 문서라고 해도 내용이 이미 널리 공개되어 있을 수 있고, 중요한 정보라도 비밀로 관리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같은 법 제18조는 부정한 이익이나 보유자에 대한 손해를 목적으로 한 영업비밀 취득·사용·누설 등 여러 행위를 처벌합니다. 국내 침해의 해당 행위는 원칙적으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큰 이득을 얻은 경우에는 법이 정한 배수에 따른 벌금 규정이 적용될 수 있고, 외국 사용과 관련된 행위에는 더 높은 법정형을 두고 있습니다.
아래 두 판결 당시에는 지금보다 엄격한 ‘상당한 노력에 의한 비밀 유지’ 요건이 적용되었습니다. 현재 법은 ‘비밀로 관리된’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과거 사건과 보안 수준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결론을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형식적인 서약의 유무를 넘어 실제 관리와 정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은 참고할 수 있습니다.
2. 자유롭게 열람하던 파일의 영업비밀성을 부정한 사건
가. 사건 개요
광통신 관련 회사의 직원들이 업무 파일을 취득·사용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문제 된 파일에는 광통신 부품 기술과 관련된 자료, 보고서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직원 중 일부는 재직 중과 퇴사 후 업무상 기밀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서약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회사 서버의 업무 파일은 연구원뿐 아니라 생산직 직원들도 자유롭게 접근해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보관책임자나 별도 보안관리규정이 없었고, 중요도에 따른 분류와 기밀자료 표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파일 내용 가운데에는 이미 공개된 보고서나 학술 발표 내용과 관련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광주지방법원 원심은 일부 파일에 공개 기술과 구별되는 기술이나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에서 연구·생산한 자료라고 볼 증거가 없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비밀유지 서약이 있었다는 사정 외에 정보 접근과 복사를 제한하는 실제 관리가 부족했던 점도 함께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실인정과 법률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이 사건은 회사의 자료라는 이름과 일반적인 서약만으로 영업비밀성이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직원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다는 한 사정만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내용의 비공개성과 가치까지 함께 검토했습니다.

3. 구체적인 기계도면 보호와 이용이 인정된 유죄 사건
가. 사건 개요
캔·페트병 처리 기계를 개발한 회사의 전 직원들과 전직 부사장이 관여한 사건에서는 기계도면과 부품목록이 문제 되었습니다. 회사는 비밀유지 서약서에 보호 대상 자료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도면에도 회사의 기술 자산이자 영업비밀이라는 취지를 표시하고, 부품가공 위탁계약에도 비밀유지 약속을 넣었습니다.
종이 도면과 구동프로그램은 잠근 비밀문서함에 보관하고, 전산자료는 별도 외장하드로 관리했습니다. 퇴사한 직원들은 관련 자료를 여러 번 열람했습니다. 전직 부사장이 세운 회사에서는 전 직장의 제품과 유사한 재활용 수거기를 더 싼 가격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그 검토와 인력 채용에 다른 전 직원들도 참여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일부 기술이 특허로 개략적으로 공개되었다는 사정과 실제 기계도면·부품목록의 공개 여부를 구분했습니다. 가공방법이나 재료, 부품 규격까지 담은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특정한 서약 내용과 도면의 표시, 잠금보관 등을 함께 검토해 영업비밀성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자료 열람 기록과 유사 제품 제작 검토, 역할 관계를 바탕으로 공모와 범의도 인정했습니다. 영업비밀 누설과 업무상배임을 인정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0389 판결). 단순한 이직 사실이 아니라 보호 정보와 그 이용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사정들이 중요했습니다.
4. 두 사건을 가른 것
두 회사 모두 직원이 업무상 접하는 자료를 보유했고, 비밀유지 약속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첫 사건에서는 어떤 정보가 공개 기술과 다른지, 실제로 어떻게 제한해 관리했는지 증명이 부족했습니다. 두 번째 사건에서는 비밀로 보호할 자료가 특정되어 있었고, 표시와 보관 방법도 그에 맞춰 운영되었습니다.
여기에 자료가 경쟁 제품 제작과 연결된 경위까지 더해졌습니다. 따라서 서약서가 없으면 무조건 무죄라거나, 서약서가 있으면 파일 복사만으로 언제나 유죄라는 설명은 모두 정확하지 않습니다. 정보의 단위를 특정하고, 반출 시점의 관리 방식과 이후 활용을 나누어 확인해야 결론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5. 유출 분쟁에서 확인해야 할 것
가. 파일의 내용과 공개 자료 비교
회사명이나 내부 파일명만으로 비공개 정보를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수치·설계·거래조건이 경쟁상 가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공개된 특허나 논문의 일반 원리와 구체적인 제작 자료가 같은 수준의 정보인지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당시 접근권한과 비밀표시
서약서의 보호 범위, 서버 권한, 보관함 관리와 자료 반출 규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퇴사 후 새로 마련한 규정과 그 전에 적용되던 규정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보안장치의 종류 하나보다 해당 정보가 비밀이라는 사실을 실제로 알 수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다. 복사·전달·열람의 과정
자료를 언제 어디에 저장하고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시간순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업무 수행을 위해 허용된 열람과 개인 매체로 반출하는 권한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분쟁이 생긴 뒤 기록을 임의로 지우면 원래 경위와 권한을 설명할 자료까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라. 새로운 업무와의 연결
다른 회사의 제품 개발이나 거래처 영업에 실제로 어떤 정보가 쓰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업종에 취업했다는 사정만으로 범행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자료 내용과 개발 일정, 연락 기록이 연결되면 명시적인 합의가 없어도 공동 이용 경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6. 맺음말
영업비밀 분쟁은 서약서가 있는지 없는지로만 해결되지 않습니다. 공개 정보와 구별되는 내용,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 당시의 비밀관리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파일 사건과 재활용 기계도면 사건의 차이도 이 구체적인 검토에서 드러났습니다.
다만 영업비밀 요건을 다투는 문제와 계약 위반이나 다른 범죄 성립 문제는 별도로 남을 수 있습니다. 결국 보호 대상 정보와 접근·반출·이용의 경위를 나누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더킴로펌 대구영업비밀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