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요약
대학 구내서점 수입을 교비회계가 아닌 같은 학교법인의 법인회계로 받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회계 규정 위반과 배임의 손해·이익 요건을 구분했습니다. 회계가 나뉘어도 독립된 별개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학교법인의 전체 재산 감소와 자기·제3자의 이익을 따로 증명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01사건 개요
학교법인 이사이자 대학 총장인 피고인은 구내서점 운영업체로부터 장소사용료 외에 합계 5,550만 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법인회계에 받았습니다. 이 돈은 교비회계에 들어가야 할 성격의 수입이었습니다. 항소심은 교비회계의 손실을 학교법인의 배임 손해로 보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법인은 일부를 업체에 환급하고 나머지를 교비회계로 전출했습니다. 별도로 소송비용·추도식·항공료 등 교비 지출도 기소돼 이전 확정판결과 같은 하나의 범죄인지가 다투어졌습니다.
02쟁점
가. 회계 분리와 배임 피해자의 재산
교비회계에서 받을 돈을 법인회계로 받았다는 사실이 곧 학교법인 전체의 손해를 뜻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나. 행위자 또는 제3자의 이익
같은 법인 내부 회계 간 이동만으로 별도의 이익 취득과 불법이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했습니다.
03판결
대법원은 학교 회계의 공공성·투명성을 위해 수입과 용도를 엄격히 나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각 회계가 당연히 독립한 권리의무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며 그 수입은 학교법인의 소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교비회계의 손실에 상응하는 법인회계의 이익이 있어 법인 전체의 재산이 감소했는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내부 편입만으로 피고인이나 법인 밖 제3자가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환급·전출 경위에 비추어 불법이득의사 실현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구내서점 배임 유죄를 파기했습니다. 별도 교비 지출 중 소송비용은 선행 확정판결과 포괄일죄로 볼 수 있지만 목적·사용처·시기가 다른 개인 항공료 등까지 일괄 면소한 판단은 잘못됐다고 보았습니다. 소송비용 면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04의의
어느 회계에 들어가야 하는지와 배임죄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손해를 입었는지는 구별해야 합니다. 계좌 명칭만이 아니라 권리 주체, 실제 귀속, 지출·환급과 외부 이익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판단을 교비회계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회계 규정의 위반 여부와 형사상 배임 요건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반복 지출을 하나의 범죄로 볼 때도 명목·목적·시점과 이전 확정판결 범위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