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형사전문변호사입니다.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출동한 경찰관에게 체포되고,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공무집행방해죄까지 더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애초에 체포당할 일이 아니었다"고 하소연하십니다. 실제로 체포 자체가 위법했다면 결론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할 때만 성립합니다.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체포였다면, 그에 저항하며 경찰관을 밀치거나 때렸더라도 정당방위로 무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체포가 적법했는지는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 아니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 글에서는 대구지방법원 관할에서 최근 결론이 엇갈린 두 판결을 중심으로, 체포의 적법성이 어떻게 판단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 요건
가. 처벌 규정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형법 제136조 제1항). 벌금형이 있기는 하지만, 동종 전력이 있거나 폭행의 정도가 무거우면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나. 직무집행의 적법성이 전제입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해 성립합니다. 적법하다는 것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법률이 정한 구체적인 요건과 방식까지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경찰관이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실력으로 체포하려 했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고, 그 체포에서 벗어나려고 저항하다 경찰관에게 상처를 입혔더라도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 참조).
다만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이고, 그 방법과 정도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형법 제21조 제1항). 위법한 체포였다는 이유만으로 보복성 폭력이나 방어의 정도를 넘은 행위까지 모두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 현행범 체포에 필요한 요건
현행범으로 체포하려면 범죄의 명백성, 범행과 체포 사이의 시간적 접착성 외에도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 참조). 특히 경미한 범죄에는 더 엄격한 제한이 있습니다. 벌금의 법정 최고액이 50만 원 이하이거나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은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만 체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4조).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의 음주소란(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0호)은 이 제한을 받습니다. 반면 관공서에서의 주취소란(같은 조 제3항 제1호)은 벌금의 법정 최고액이 60만 원이므로, 같은 제한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2. 체포가 위법하다고 본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결
가. 사건 개요
피고인은 새벽 1시 20분경 영주시의 한 아파트 놀이터 앞에서 술에 취한 채 누워 약 1시간 20분 동안 큰 소리로 욕설을 반복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피고인은 자신의 집 호수를 말했고, 경찰관들은 그 집을 찾아가 피고인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어머니가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 것 같다며 데려가겠다고 하자, 경찰관들은 피고인을 어머니에게 인계하고 철수했습니다.
그런데 약 14분 뒤 다시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관들은 현장으로 돌아와 피고인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피고인은 순찰차에 태워지는 과정에서 발로 순찰차 창문을 걷어차고 양손으로 경찰관의 손을 내리쳤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법원은 소란을 피운 경범죄처벌법 위반 부분은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만 원을 선고했지만, 공무집행방해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 경범죄의 법정형은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이므로,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만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관들은 이미 피고인의 집을 찾아가 어머니에게 피고인을 인계한 적이 있었습니다. 체포 당시 피고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결국 이 체포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체포였고, 피고인이 순찰차 창문을 걷어차고 경찰관의 손을 내리친 행위는 불법체포라는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6. 5. 19. 선고 2025고단490 판결 참조).
3. 체포가 적법하다고 본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판결
가. 사건 개요
반대 결론이 나온 사건도 있습니다. 피고인은 이미 다른 곳에서 소주 4병을 마신 상태로 포항의 한 주점에 가서 양주를 마셨습니다. 이후 양주를 1병만 시켰는데 왜 2병 값을 받느냐며 계산을 거부하고 욕설을 했고, 업주가 112에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20분 넘게 여러 차례 술값을 내라고 권유했지만, 피고인은 "1,000만 원 주면 되나"라며 욕설과 조롱을 반복했고 인적사항도 제대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관들은 무전취식 혐의로 피고인을 현행범 체포했고, 피고인은 순찰차 안에서 경찰관 두 명의 몸을 잡아당기고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찼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피고인은 위법한 체포에 저항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나중에 확인해 보니 피고인과 일행의 계좌에는 술값 70만 원을 넘는 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현행범 체포의 적법성은 체포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기초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나중에 범인으로 인정되었는지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20분 넘게 거칠고 위협적인 태도로 결제를 거부하던 당시 상황에서는, 사후에 지불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체포 당시에는 범죄가 명백해 보였다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신분증 제시에 응하지 않아 신원이 명확하지 않았고, 업주도 피고인을 처음 보는 상황에서 그대로 보내면 도망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현저히 부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결제 거부나 인적사항 확인 거부만으로 언제나 체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며, 당시 범죄의 명백성과 체포의 필요성 등을 함께 판단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동종 실형을 복역한 뒤 누범기간 중 다시 범행한 사정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6. 2. 4. 선고 2025고단1442 판결 참조).
다. 두 판결의 차이
두 사건 모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체포되었고, 순찰차 주변에서 경찰관에게 유형력을 행사했다는 점은 같았습니다. 그러나 안동지원 사건에서는 경찰관들이 이미 피고인의 주거를 알고 있어 법이 정한 체포 요건이 처음부터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포항지원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인적사항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결제를 계속 거부해, 체포 당시의 상황만 놓고 보면 체포 요건이 갖춰진 것으로 보였습니다.
4.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되었을 때 확인할 것

가. 체포의 근거가 된 혐의와 그 법정형
어떤 혐의로 체포되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경범죄처벌법 위반처럼 법정형이 가벼운 혐의라면, 주거가 분명했는지에 따라 체포 자체가 위법할 수 있습니다.
나. 체포 당시의 구체적 상황
체포 전에 신원을 밝혔는지, 경찰관이 내 주거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반대로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거나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나중에 혐의가 풀리더라도 체포 당시에는 적법했다고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다. 바디캠과 현장 영상
안동지원 사건에서도 출동 당시 바디캠 영상이 증거로 쓰였습니다. 경찰관의 바디캠, 주변 CCTV, 일행이 촬영한 영상은 체포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자료입니다. 이런 자료는 삭제되기 전에 보존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 중인 자료는 공개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정보공개청구 외에도 수사기관에 영상 확보를 요청하거나 법률상 요건에 따른 증거보전 절차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공무집행방해죄는 경찰관에게 저항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체포가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체포였다면, 그에 맞선 행위는 정당방위로 무죄가 될 수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사건이 그 예입니다.
다만 체포의 적법성은 나중에 밝혀진 사정이 아니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포항지원 사건처럼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종합해 체포가 적법하다고 평가되면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 형량은 폭행의 정도, 전력, 범행 후 사정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만큼 체포 당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셨다면, 더킴로펌 대구형사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 안동지원·포항지원 사례는 각 1심 판결을 기준으로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