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상해변호사입니다. “상대방이 2주 진단서를 냈는데 합의하지 않으면 무조건 상해 전과가 생기나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피해를 입은 분은 정반대의 고민을 합니다. 병원에서 진단까지 받았는데 왜 다친 과정과 치료 내용을 다시 설명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상해 사건에서는 진단서의 의료적 의미와 형사재판에서 증명해야 할 내용을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진단서는 상처와 증상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특정인의 행동 때문에 형법상 상해가 발생했는지까지 저절로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건 직후의 진료 내용과 피해 진술이 일치한다면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진단서의 신빙성을 문제 삼은 판결과 진단서 등 관련 자료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고 본 판결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진단기간보다 먼저 따지는 상해의 의미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상해란 신체의 완전성을 해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멍이나 통증이 있다는 말만으로 언제나 상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생길 수 있는 극히 경미한 상처로, 별도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낫고 생활에도 지장이 없는 정도라면 상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치료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상해를 부정할 수도 없습니다. 같은 충격이라도 피해자의 연령과 신체 상태에 따라 영향이 달라집니다. ‘2주’라는 숫자를 공통 기준으로 삼기보다 실제 상처의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또 진단서의 ‘상해 원인’은 환자의 설명에 기초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의사가 확인한 손상과 사건을 일으킨 사람에 관한 판단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2. 상해 유죄 판단이 뒤집힌 허리 통증 사건
가. 사건 개요
부산의 오피스텔 관리사무실에서 보증금 반환 문제로 다툼이 생겼습니다. 피고인은 앞을 막은 세입자의 옷을 양손으로 잡아당기고 옆으로 밀어 넘어뜨렸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약 2주 치료가 필요한 요추부 염좌가 있다는 진단서가 제출됐습니다. 허리 부위의 손상을 뜻하는 진단입니다.
고소는 사건 약 7개월 후 이루어졌습니다. 세입자는 치료만 받다가 고소를 위해 뒤늦게 진단서를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문서의 발행일은 사건 다음 날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병원은 이미 작성된 진단서를 나중에 가져갔다고 답했습니다. 진단서의 작성과 교부 경위부터 설명이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던 사건입니다.
나.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상해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진단한 의사는 허리의 방사선 사진에서 일자 형태와 노화 흔적을 보았지만, 사진만으로 염좌를 진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환자의 통증 호소를 고려한 것이고 통증의 다른 원인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는 진술도 했습니다.
세입자는 문진과 촬영 외에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고 처방약을 구입하지도 않았습니다. 이후 허리 부위를 치료한 흔적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진료 경과와 문서 발급 과정, 진단 근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동으로 상해가 발생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진단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참조).

3. 상해 무죄 취지의 판단이 뒤집힌 유리컵 사건
가. 사건 개요
서울의 주점에서 다툼이 벌어진 뒤 피해자가 왼팔에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깨진 유리 조각으로 팔을 찔렀다는 내용으로 기소하면서, 유리컵을 던져 조각에 다치게 했다는 내용도 예비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재판 과정에서 스스로 넘어져 다쳤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해 상처가 생긴 경위가 문제 됐습니다.
사건 직후 병원을 찾아간 기록에는 날아오는 유리잔 때문에 다쳤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사흘 뒤 발급된 진단서에는 왼팔의 깊은 상처와 힘줄·신경의 부분 손상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피고인과 작성한 합의서에도 유리컵으로 다친 일을 전제로 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 변화와 동석자들의 말을 토대로 상해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동과 무관하게 혼자 넘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한 이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 직후 간호기록, 진단서, 합의 내용과 피고인의 검찰 진술까지 모두 살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진단서의 작성 시기와 발급 과정에는 신빙성을 의심할 특별한 사정이 없었습니다. 상처의 위치와 깊이도 스스로 미끄러져 다쳤다는 설명에 잘 맞는지 따져야 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동 때문에 상해가 생겼다고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당시 폭력행위처벌법 사건으로, 이 글에서는 현재에도 참고되는 증거 판단의 원칙을 다룹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 참조).
4. 두 사건을 가른 것
허리 통증 사건에서는 진단서 발행 시점의 설명이 석연치 않았고, 의사의 진단 근거와 이후 치료 경과에도 의문이 있었습니다. 유리컵 사건에서는 부상 직후의 기록과 상처의 형태, 합의 내용이 서로 연결됐습니다. 진술이 일부 달라졌다는 이유로 그 연결까지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의 문서를 떼어 평가하기보다 그 문서를 둘러싼 자료 전체를 확인한 결과입니다.
두 판결을 ‘진단서는 못 믿는다’거나 ‘진단서만 있으면 된다’는 말로 정리하면 핵심을 놓칩니다. 상해가 실제 존재하는지와 그 원인이 피고인의 행동인지가 각각 증명돼야 합니다. 의사가 확인한 신체 상태를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로 사건 경위를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의료 자료와 현장 자료를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5. 고소나 조사를 앞두고 확인해야 할 것
가. 진료일과 발급일이 다른 이유
처음 병원에 간 날과 진단서를 받은 날이 다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발급했다는 사실만으로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보다는 당시 진료기록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재발급이나 뒤늦은 교부라면 병원의 기록과 설명이 일치하는지 살펴봅니다. 피해자도 자신이 기억하는 날짜를 추측해서 단정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나. 진단의 구체적인 근거
진단서의 병명뿐 아니라 검사 결과, 의사가 관찰한 소견, 처치 내용이 중요합니다. 통증은 환자의 호소를 통해 확인하는 부분도 있으므로 이를 모두 허위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부위에 기존 증상이 있었다면 사건 이전과 이후 상태를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원인 가능성은 자료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다. 현장 행동과 부상이 맞는지
영상이 있다면 접촉 순간만 자르지 말고 앞뒤 상황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힘이 가해졌고 어디에 부딪혔는지, 이후 바로 불편을 호소했는지 살펴봅니다. 목격자의 말도 직접 본 내용과 전해 들은 내용을 나누어 정리해야 합니다. 관련 자료는 원본을 유지해 사건 흐름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 합의서가 뜻하는 범위와 제출 시점
상해죄는 피해자의 처벌불원만으로 기소가 막히는 죄가 아닙니다. 반면 상해가 인정되지 않고 단순폭행만 남는다면 처벌불원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순폭행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 시점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입니다. 합의금을 주고받은 사실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구별해 확인해야 합니다.
6. 맺음말
2주 진단서가 제출됐다면 숫자부터 걱정하기보다 그 진단을 받게 된 경위와 내용을 살펴야 합니다. 허리 통증 사건에서는 상해를 인정할 증거가 충분한지가 문제였고, 유리컵 사건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증거를 이유 없이 배척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양쪽 모두 자료 사이의 연결이 판단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다만 상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만으로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폭행 여부와 합의의 효과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행위, 부상, 진료의 흐름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해 사건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더킴로펌 대구상해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법령과 판결
형법 제257조 제1항, 제260조
형사소송법 제232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