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형사전문변호사입니다. 동업자나 지인이 급하다며 회사 자금을 잠깐만 빌려달라고 하면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한 달 안에 꼭 갚겠다는 약속을 받고, 실제로 돈이 모두 회사에 돌아왔다면 더욱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도 업무상횡령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분들이 많습니다.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사람이 그 돈을 다른 사람의 개인 용도에 쓰도록 내주었다면, 돌려받을 것을 믿었거나 실제로 돌려받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업무상 맡아 둔 회사 돈을 권한 없이 제3자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처분했는지를 그 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 돈이 자금의 위탁 목적과 허용된 용도에 맞게 회사를 위해 쓰였다는 점이 자료로 뒷받침된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구지방법원에서 실제로 유죄가 확인된 사례를 중심으로, 횡령 판단의 기준과 방어할 때 살펴야 할 부분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업무상횡령죄의 기본 구조
가. 처벌 규정
남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횡령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형법 제355조 제1항).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횡령한 경우에는 업무상횡령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형법 제356조).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동업자, 임원, 경리 담당 직원 등이 주로 업무상횡령죄의 적용을 받습니다.
다만 범행으로 본인이나 제3자가 얻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나. '돌려받을 생각'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업무상횡령죄의 핵심 요건은 불법영득의사입니다. 이는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업무상 맡아 둔 남의 재물을 마치 자기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돈을 돌려놓거나 변상하려는 생각이 있었더라도 불법영득의사는 그대로 인정됩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1251 판결 참조). 다른 사람에게 회사 돈을 내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3자의 이익'을 위한 처분 역시 불법영득의사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2. 대구지방법원 사례 - 동업자에게 회사 자금을 빌려준 사건
가. 사건 개요
피고인은 A와 동업하기로 하고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회사 운영은 주로 A가 맡았지만, 피고인도 동업자로서 회사 자금을 직접 관리했습니다. 그러던 중 A가 "개인 채무 독촉이 심해 회사 일을 못 하겠다, 회사 자금을 빌려주면 한 달 안에 바로 갚겠다"고 부탁했습니다. 피고인은 처음에는 횡령이 될 수 있다며 거절했지만, 함께 일하는 입장에서 모른 척할 수 없어 결국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피고인은 회사 계좌에서 4,113만 원을 자기 계좌로 옮긴 뒤 그중 4,000만 원을 A의 아내 계좌로 보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1심은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고, 피고인은 횡령의 고의가 없었다며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피고인은 회사 자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A가 그 돈을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쓴다는 것을 알면서도 회사 자금을 이체했습니다. 그렇다면 불법영득의사와 횡령의 고의가 추단된다는 것입니다. A가 나중에 돈을 갚을 것이라고 피고인이 믿었다거나, A가 실제로 돈을 회사에 반환했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4. 26. 선고 2022노4181 판결 참조).
다. 유리하게 참작된 사정
다만 법원은 형을 정하면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피고인이 처벌받은 적 없는 초범이었고, 돈은 A가 개인적으로 썼으며 피고인이 얻은 금전적 이익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A가 횡령금을 회사에 모두 갚아 피해가 회복되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4. 26. 선고 2022노4181 판결 참조). 돈을 돌려놓은 사실이 범죄 성립을 막지는 못했지만, 처벌 수위를 정하는 데에는 의미 있게 작용한 것입니다.

3. 회사를 위해 쓴 돈이라면
가.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
반대로 맡아 둔 돈을 자신이나 제3자가 아닌 그 돈의 주인을 위해 처분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다른 목적에 쓴 경우는 예외입니다. 그 밖의 경우에는 피고인이 돈의 행방과 사용처를 설명하고 그에 맞는 자료가 있다면, 쉽게 횡령으로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도6728 판결 참조).
나. 실제 적용 사례
이 기준이 적용된 대법원 사건에서는, 공동사업을 위해 개설된 상대 회사 명의 계좌의 자금 일부를 피고인이 자기 회사 직원 급여 등에 쓴 것이 문제 되었습니다. 원심은 유죄였지만, 대법원은 사업 진행을 사실상 피고인 회사가 주도했고 상대 회사가 자금 집행을 포괄적으로 맡겼으며 그 계좌가 운영비와 급여 지출용으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도6728 판결 참조).
다. 두 사례의 차이
대구지방법원 사건에서는 회사 자금이 동업자 개인의 빚을 갚는 데 쓰였고, 피고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반면 대법원 사건에서는 그 돈이 공동사업을 위한 비용으로 쓰일 것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돈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나갔는지가 결론을 갈랐습니다.
4. 횡령 혐의를 받을 때 확인해야 할 것
가. 자금이 최종적으로 쓰인 곳
회사 자금이 결국 누구를 위해 쓰였는지를 계좌 흐름과 증빙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회사의 비용으로 쓰였다면 그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자료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개인이나 다른 사람의 채무 변제에 쓰였다면, 돌려받을 약속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나. 내가 가진 권한과 절차
그 자금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관한 권한이 내게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동업계약서, 정관, 내부 결재 기록, 다른 동업자나 주주의 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명의의 대여로 처리했다면, 승인 절차뿐 아니라 대여 목적과 조건, 자금 집행 권한을 보여주는 자료도 확인해야 합니다. 회계 처리나 내부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횡령 혐의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 피해 회복과 양형 자료
이미 돈이 회사로 돌아왔다면, 그 사실은 범죄 성립을 다투는 근거는 되기 어렵지만 양형에서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변제 경위와 시기, 자신이 얻은 이익이 없다는 점 등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회사 자금을 맡은 사람이 그 돈을 다른 사람의 개인 용도로 내주었다면, 갚겠다는 약속을 믿었고 실제로 돈이 돌아왔더라도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사례에서도 돈이 모두 반환되었지만 유죄 판단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돈이 회사를 위해 쓰였고, 이를 설명할 자료가 있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돈이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쓰였는지, 내게 그 돈을 처분할 권한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밝히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하셨거나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더킴로펌 대구형사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법령과 판결
법령·판결문 확인일: 2026년 10월 7일. 대법원 2024도6728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환송 후의 최종 결과까지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대구지방법원 2022노4181 판결은 항소심 판단을 소개한 것으로, 확인한 원문만으로 이후 상고 여부와 확정 여부까지 확인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