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입찰방해변호사입니다. “다른 업체에 이번에는 양보해 달라고 했지만, 결국 모두 자기 가격을 써 냈습니다.” 입찰을 둘러싼 조사에서는 업체들이 만났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무슨 약속이 오갔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상대방이 끝까지 경쟁했는지에 따라 같은 대화도 법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입찰방해는 공정한 경쟁을 해칠 위험이 생기면 성립할 수 있어, 발주처의 손해나 낙찰 결과의 변경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양보를 요청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위험이 언제나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대구 법원에서 올라간 사건과 들러리 입찰 사건을 비교해, 요청과 합의, 실행을 어떻게 나누어 살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입찰방해에서 말하는 공정성
형법 제315조는 위계 또는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경매나 입찰의 공정을 해한 사람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소나 처벌 의사에 따라 공소제기가 좌우되는 죄는 아닙니다. 낙찰 후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다는 사정도 범죄 성립과 구별해 보아야 합니다.
이 죄가 보호하는 것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가격 결정과 공정한 경쟁방법입니다. 따라서 미리 낙찰자를 정한 뒤 다른 업체를 경쟁자로 가장해 참가시키면, 계약금액이 적절하다는 설명만으로 입찰의 공정성이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경쟁한 업체가 여러 곳처럼 보이는 외형과 각 업체가 독립적으로 판단한 실질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한 준비나 미수까지 모두 처벌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형법에는 입찰방해 미수를 처벌하는 별도 조항이 없습니다.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고 다른 방법으로도 경쟁을 저해할 위험을 만들지 못했다면, 부당한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과 입찰방해죄가 완성되었다는 결론 사이에는 간격이 있습니다.
2. 대구 법원에서 무죄로 본 특정 입찰
가. 사건 개요
대구지방법원 2001노3548 사건에는 여러 공사 입찰과 다른 법률 위반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중 1997년 10월 22일의 한 입찰에서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입찰대리인이 다른 업체들에 양보를 요청했습니다. 네 업체는 모든 참가자가 동의한다면 양보하겠다는 조건을 붙였으나, 나머지 업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양보를 거절한 업체들은 자신들이 정한 가격으로 투찰했습니다. 다른 업체들의 가격도 낙찰 가능성을 포기한 들러리 가격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입찰대리인이 거절한 업체들의 응찰가를 알아내려 하거나 투찰을 가로막으려 한 행동도 있었지만, 실제 가격을 보거나 투찰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원심은 이 입찰에 대한 입찰방해를 인정하지 않았고, 대법원도 해당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조건부 답변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일부 담합이 이루어져 그 합의대로 응찰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가격을 알아내거나 응찰을 저지해 담합과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도3924 판결).
대법원은 이 경우 공정한 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가 생겼다고 볼 수 없어 입찰방해 미수에 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실제 손해가 없으면 항상 무죄라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판결에서 다룬 다른 입찰들에 대해서는 미리 낙찰자를 정하고 들러리 가격을 제출한 행위의 유죄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사건 전체와 각각의 입찰을 나누어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형식상 경쟁자를 세운 입찰은 유죄였습니다
가. 사건 개요
한국전력공사 부산지사의 배전공사 입찰에서는 여러 구역의 계약 상대방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각자 낙찰받을 구역을 나누었습니다. 구역별로 한 업체는 높은 가격을 써 내고, 다른 업체들은 낙찰받기 어려운 가격으로 응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러 예비가격의 추첨에 따라 기준금액이 달라지는 절차였지만, 참가자들의 응찰은 그 변동을 고려한 공동 계획에 따랐습니다. 한 사람은 사실상 낙찰을 포기하는 대가로 1억 원을 받았습니다. 각 회사가 서로 경쟁하면서 가격을 정한 것인지, 정해진 낙찰자를 위해 다른 회사가 들러리 역할을 한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원심은 실질적인 단독입찰을 경쟁입찰로 꾸민 것으로 보아 입찰방해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입찰방해가 실제 불공정한 결과까지 요구하는 죄는 아니며, 가격뿐 아니라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치는 행위도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99도4525 판결).
지나친 가격 경쟁을 막으려 했다는 목적도 달리 볼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합의와 역할 분담에 따라 응찰가격을 제출해 경쟁입찰의 외형을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발주처가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았는지와 별개로, 독립적인 경쟁이 이루어져야 할 절차를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4. 두 사건을 가른 것
대구를 거친 특정 입찰에서는 양보 요청을 받은 업체들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실제 합의에 따른 응찰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부산 배전공사 입찰에서는 각 업체가 미리 정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두 사건의 차이는 대화의 유무만이 아니라 그 대화가 가격 결정과 참가 방식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에 있었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동의해야만 범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일부 업체의 합의라도 경쟁을 해치는 것으로 평가되면 입찰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최고가격을 써 낸 참가자가 여럿이면 추첨하는 절차에서도, 여러 명이 한 법인을 위해 참가해 그 낙찰 확률을 높인 합의는 문제가 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도8459 판결). 추첨이나 적정가격이라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결론을 낼 수 없습니다.
5. 고소나 조사를 앞두고 확인할 것
가. 어느 입찰이 문제인지 특정하기
같은 기간 여러 입찰에 참가했다면 공고별로 자료를 분리해야 합니다. 한 입찰에서 거절한 사실이 다른 입찰의 합의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고, 제출가격, 참가자, 연락 시점을 표로 정리하면 진술이 섞이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나. 요청과 수락을 구별하기
일방적인 제안인지, 조건부 답변인지, 서로 이행하기로 한 약속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전체 대화와 회의 자료를 보존하고 표현이 사용된 맥락을 살펴야 합니다.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묵시적인 합의 가능성까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 가격을 정한 실제 과정 확인하기
원가 산정표와 내부 결재, 견적 변경 내역을 입찰 전후 자료와 대조해야 합니다. 같은 가격을 냈다면 우연인지 규정에 따른 것인지 사전에 맞춘 것인지 설명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낙찰 결과만 놓고 모든 과정을 거꾸로 추정해서는 안 됩니다.
라. 다른 참가자의 기회에 미친 영향
응찰가를 보거나 제출을 막으려 한 행동은 합의와 별개의 방법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주변 영상과 목격자 진술, 접수 기록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잘못된 시도를 했더라도 어느 단계까지 이르렀는지는 정확히 구분해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맺음말
경쟁업체에 양보를 요청한 일과 실제 경쟁을 바꾼 합의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대구 법원을 거친 사례는 실제 담합과 응찰 저지 여부를 따졌고, 들러리 입찰 사례는 참가자들이 정해진 역할에 맞춰 가격을 제출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말과 실행을 연결하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다만 손해가 없었다거나 추첨으로 낙찰자가 정해졌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입찰 규칙 안에서 경쟁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입찰방해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더킴로펌 대구입찰방해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