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요약
공동주택에 가구를 공급·설치하는 여러 입찰에서 담합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입찰별 범죄가 성립하지만, 같은 발주처의 동종·유사 공사에서 하나의 의도로 계속한 담합은 발주처별로 묶어 하나의 범죄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일부 피고인과 기간에 대한 무죄 판단도 증거 부족을 이유로 유지했습니다.
01사건 개요
여러 건설회사는 공동주택 공사를 하면서 특판가구를 공급받고 설치하기 위한 입찰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러한 입찰에서 미리 조작한 가격으로 입찰한 행위 등에 관하여 건설산업기본법 위반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항소심은 단일하고 계속된 범행 의사 아래 이루어진 입찰담합을 각 건설회사, 즉 발주처별로 묶어 판단했습니다. 이에 검사와 일부 피고인 모두가 범죄를 몇 개로 계산할 것인지 등을 다투며 상고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사건 분류가 아닙니다. 수년에 걸친 여러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볼지, 각각의 범죄로 볼지에 따라 처벌 범위를 정리하는 방식과 적용할 법률 검토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02쟁점
가. 서로 다른 공사 입찰을 한 범죄로 묶을 수 있는지
입찰은 각각 별도로 진행되지만 같은 발주처가 유사한 공사를 반복 발주한 경우, 담합으로 침해되는 이익을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나. 담합의 계속성과 참여 사실은 따로 증명해야 하는지
여러 입찰을 하나로 묶는 법리와 특정 피고인이 특정 기간에 범행에 참여했는지는 별개의 증명 문제였습니다.
03판결
가. 원칙은 개개의 입찰별 범죄입니다
대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1호가 형법상 입찰방해죄의 특별규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건설공사의 공정한 자유경쟁을 보장하여 입찰자와 발주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여러 입찰에서 위반행위가 있었다면 원칙적으로 각각 범죄가 성립합니다.
나. 이 사건은 같은 발주처별로 하나의 계속된 범죄로 보았습니다
다만 하나의 계속된 의도로 일정 기간 반복했고 침해되는 법적 이익도 같다면 여러 행위를 묶는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건설회사가 동종·유사 공사를 위해 계속 실시한 입찰에서는 보호해야 할 이익을 동일하게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의 행위는 각 건설회사가 가구를 공급·설치받기 위해 연속적으로 진행한 입찰에서 단일하고 계속된 의사 아래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각 건설회사별로 범행을 묶은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다. 참여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부분은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 8에 대한 공소사실과 일부 회사·피고인의 2017년 5월 15일 이전 행위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무죄 판단도 유지했습니다. 반대로 나머지 유죄 부분을 다툰 피고인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아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범죄를 묶어 평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각 피고인의 참여 사실까지 자동으로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04의의
입찰담합을 분석할 때는 전체 거래를 한 덩어리로 보거나 입찰 건수만 세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발주처, 공사의 종류, 담합 합의가 이어진 경위, 각 참여자의 가담 기간을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이 판결의 상세한 법리 설명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죄의 범죄 수에 관한 것입니다. 함께 심리된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의 성립과 증명 문제는 별도로 구별하여 읽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