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준강간변호사입니다. “상대방이 술에 취했지만 의식은 있었다는데, 왜 미수 혐의까지 검토하나요?” 준강간 사건에서는 의식이 있었는지만 다투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태를 확인하는 일과 상대방이 그 상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확인하는 일은 다릅니다. 실제로 할 수 없었던 범죄라도, 어떤 의도로 어떤 행동을 시작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되지 않아도 준강간의 불능미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상태가 증명되지 않은 모든 사건을 미수로 처벌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상태와 고의 모두 증명이 부족했던 무죄 사건을 먼저 살펴본 뒤, 고의와 위험성이 인정되어 불능미수의 유죄가 유지된 대법원 판결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1. 불능미수는 어떤 경우를 말할까요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이며, 제297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거나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려운 상태가 문제 됩니다. 제300조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을 잘못 알아 결과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했더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도록 합니다. 이를 불능미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정상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없는 상태라고 잘못 생각하여 이를 이용하려 행동한 경우에는, 실제 상태만 확인하고 판단을 끝낼 수 없습니다.
다만 범죄를 실행하려는 고의, 실행에 착수한 행동, 결과가 생길 위험성이 필요합니다. 단지 술을 함께 마셨다거나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요건들이 모두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상대방이 술에 취한 것을 알았다는 사실과, 성적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상태를 이용하려 했다는 사실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2. 상태와 이용 의도의 증명이 부족했던 무죄 사건
가. 사건 개요
서울고등법원의 한 사건에서는 클럽에서 만난 두 사람이 인근 공영주차장에 있는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성관계 뒤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당시 이동 과정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CCTV에는 두 사람이 계단을 지나고 횡단보도를 건너 차량으로 이동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신고한 사람은 나중에 혼자 빠른 걸음으로 클럽에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고인은 대리기사를 불러 둔 상태였고 차량 주변에는 사람과 차가 다니고 있었습니다. 음주량과 기억장애뿐 아니라, 피고인이 직접 접한 행동과 당시 상황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1심은 준강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은 음주 정도, 사건 전후의 영상과 당사자 및 지인의 진술 등을 함께 살펴도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와 이를 이용한 고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군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무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2. 12. 1. 선고 2022노1666 판결).
이 결론은 기억이 없다는 신고가 거짓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당시에는 의식적으로 행동했지만 이후 기억을 못 하는 상태였을 가능성과, 피고인이 인식할 수 있었던 모습을 함께 검토한 결과입니다. 혼자 걸은 한 장면만으로 무죄가 된 것이라고 읽어서도 안 됩니다.

3. 실제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어도 유죄가 유지된 사건
가. 사건 개요
다른 사건의 피고인은 자신의 집에서 배우자 및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배우자가 잠든 뒤 피해자가 안방으로 들어가 누웠고, 피고인은 그곳으로 따라 들어가 성관계를 했습니다. 피고인은 동의를 받아 관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에서는 강간과 준강간이 문제 되었고, 항소심에서는 실제로는 저항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가 아니더라도 피고인이 그렇게 잘못 알고 이용하려 했다면 어떤 책임을 지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상대방의 실제 상태와 피고인이 예상한 상태를 구분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1심은 준강간의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항소심은 당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면서도,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이용하려 했다는 고의와 실행을 인정해 준강간 불능미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러한 결론을 받아들여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음주 경위와 양, 피해자가 취해 누워 있던 모습, 실행 당시의 상태, 사후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고의를 인정한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당시 인식한 사정을 놓고 객관적으로 결과 발생의 위험성이 인정된다면, 실제 상대방이 항거불능이 아니어도 불능미수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에서 성관계는 실제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준강간죄의 완성에는 그 행위만이 아니라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의 이용이라는 요건도 필요합니다. 판결에서 미수라고 한 것은 이 범죄의 요건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과 법률상 미수라는 평가가 함께 성립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4. 두 사건을 가른 것
두 사건 모두 상대방의 상태와 피고인의 인식을 살폈지만 증거의 내용이 달랐습니다. 클럽 사건에서는 상태 및 이용 의도의 증명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전원합의체 사건에서는 실제 상태와 별개로, 저항할 수 없는 상태라고 인식하여 이용하려는 고의와 실행이 인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상태를 증명하지 못했으니 유죄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성관계가 있었으니 적어도 미수는 된다는 주장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상태에 관한 증명 부족과 고의에 관한 증명 부족은 구분해야 합니다. 불능미수는 전자의 공백을 후자의 추측으로 메우는 제도가 아닙니다.
또한 함께 방에 들어가거나 나중에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만으로 사건 당시 동의를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각 행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지, 피고인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의 말보다 당시 자료와 연결되는 구체적인 설명이 중요합니다.
5. 고소나 조사 전에 확인할 네 가지
가. 실제 상태의 시간별 변화
음주를 시작한 시각, 속도와 양, 말이나 보행의 변화, 잠들거나 깨어난 시점을 나누어 기록해야 합니다. 평소 주량만으로 사건 당일의 상태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영상과 동석자 진술을 함께 보되, 다른 시간대의 장면을 성관계 당시의 모습과 그대로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나. 상대방이 알았던 사정
피고인이 직접 본 모습과 사건 후 전해 들은 사실을 구별해야 합니다. 무엇을 보고 어떤 상태라고 생각했는지, 그 설명에 맞는 대화나 행동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불확실하다고 표시하고, 뒤에 확인한 사실을 자신의 당시 기억에 덧붙이지 않아야 합니다.
다. 동의 주장과 실행 행동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어떤 말과 행동에 근거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동행이나 친분과 성관계에 관한 의사표시는 다릅니다. 반대로 고의만 있었다고 해서 처벌되는 것도 아니므로, 범죄의 실행을 시작했다고 평가할 행동이 실제로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라. 사후 연락과 증거 보존
문자나 통화, 신고와 진료 기록은 사건 직후의 인식과 반응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일부 표현만 편집하지 말고 원래 형태와 앞뒤 맥락을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에게 반복 연락하며 답변을 유도하거나 진술 변경을 요구하기보다는, 필요한 자료를 적절한 절차로 제출할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6. 맺음말
상대방에게 의식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준강간 관련 책임을 모두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실제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더라도 고의와 실행, 위험성을 갖추면 불능미수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상태와 이용 의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사건에서는 무죄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미수라는 죄명도 증거 없이 붙일 수는 없습니다. 결국 실제 상태와 각자가 인식한 사정, 관계를 시작한 과정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준강간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더킴로펌 대구준강간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법령과 판결
형법 제27조, 제297조, 제299조, 제300조
서울고등법원 2022. 12. 1. 선고 2022노1666 판결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