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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들어갔다면, 무조건 주거침입일까?

대구주거침입변호사 | TK로펌 · 더킴로펌 대구 사무소

점포 출입문과 내부 책상이 보이는 모습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형사전문변호사입니다. 주거침입 고소는 이웃 간 다툼, 헤어진 연인 사이의 갈등, 임대차나 경매를 둘러싼 분쟁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이때 고소하는 쪽은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들어왔다"는 점을, 고소당한 쪽은 "문이 열려 있었고 몰래 들어간 것도 아니다"라는 점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주거침입죄에서 거주자가 출입을 원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하나의 고려 요소일 뿐, 그것만으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출입 당시 겉으로 드러난 행위의 모습이 거주자가 실제로 누리는 평온을 해쳤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거주자의 뜻에 반하는 출입이었더라도 무죄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잠금장치가 없는 공간이었더라도 유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구지방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를 중심으로 이 기준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주거침입죄의 기본 내용

가. 처벌 규정

남의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 점유하는 방실 등에 침입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형법 제319조 제1항). 점포나 사무실 같은 건조물에 들어간 경우에는 건조물침입죄가 문제 되는데, 같은 조항에 따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미수범도 처벌 대상입니다(형법 제322조).

나. 판단 기준 - 겉으로 드러난 행위의 모습

주거침입죄의 '침입'은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침입인지는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의 모습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출입이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 바로 침입이 되는 것은 아니고, 거주자의 의사는 고려할 요소 가운데 하나에 그칩니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17도1827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기준은 공동거주자 사이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외부인이 집에 있던 거주자의 현실적인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갔다면, 집을 비운 다른 거주자가 반대했을 것이라는 사정이 있더라도 주거침입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0도1263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대구지방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

가. 사건 개요

경산의 한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 피고인의 아내가 매각허가결정을 받았습니다. 그 건물 1층 점포는 이전 소유자에게서 점포를 빌린 임차인이 쓰던 곳이었습니다. 매각대금을 내기 전, 피고인은 2025년 10월 이 점포의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내부에 있던 임차인 소유의 책상을 밖으로 옮겨 버리고, 유리창에 붙어 있던 레터링 시트를 떼어 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을 건조물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법원은 재물손괴 부분은 유죄로 보아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지만, 건조물침입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그 점포는 임차인의 주된 영업소가 아니어서 가끔 드나드는 정도였고, 마지막으로 출입한 것도 약 1~2개월 전이었습니다. 피고인이 들어갔을 때 임차인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이용 상태와 아래에서 살펴볼 출입 방법·목적을 함께 고려해, 점포에 들어간 것 자체가 임차인의 사실상 평온을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으로 피고인은 출입문이나 잠금장치를 부수지 않았고, 전자식 잠금장치가 잠겨 있었다거나 피고인이 이를 특별히 조작했다는 자료도 없었습니다. 임차인은 잠가 두었다고 진술했지만, 법원은 여러 정황에 비추어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점포 출입이 임차인의 잠재적 의사에 반할 여지는 있지만, 행위의 모습이 평온을 해치는 것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이 들어간 뒤 물건을 치우기는 했지만, 매각대금 납부를 앞두고 임대차 현황을 확인하려고 들어갔을 여지가 충분했습니다. 처음부터 재물을 손괴할 목적으로 들어갔다고 단정할 수 없고, 안에 들어간 뒤에야 범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았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6. 8. 13. 선고 2026고정235 판결 참조).

다. 이 사례의 의미

이 판결은 출입 자체가 거주자나 관리자의 뜻에 반할 수 있다는 사정과, 출입한 뒤에 다른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정이 있어도 그것만으로 침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들어갈 당시의 방법과 상황이 평온을 해치는 모습이었는지가 따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점포 출입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하는 모습

3. 잠금장치가 없어도 침입이 될 수 있는 경우

가. 공동주택 공용 부분의 특성

반대로 문이 잠겨 있지 않았더라도 침입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 복도 같은 공용 부분은 거주자들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의 주거'에 해당합니다. 외부인이 그곳에 들어간 것이 주거침입인지는 그 공간이 외부인 출입 통제가 예정된 곳인지, 거주자나 관리자가 평소 출입을 통제했는지, 출입 목적과 경위, 출입 방법과 시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도15164 판결 참조).

나. 실제 적용 사례

헤어진 연인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거나 불안감을 주는 물건을 현관문에 놓아두려고, 야간에 세 차례 빌라 공동현관과 계단을 지나 현관문 앞까지 들어간 사건이 있습니다. 공동현관에 잠금장치는 없었지만, 대법원은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약 10세대가 사는 다세대주택의 공동현관과 계단은 외부인 출입이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곳이 아니었고, 주차장의 CCTV와 안내 문구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다는 뜻도 드러나 있었습니다. 여기에 출입 목적과 시간, 전후 행동을 더하면 평온을 해치는 방법으로 출입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도15164 판결 참조).

4. 주거침입으로 고소당했을 때 확인할 것

가. 출입 당시의 구체적인 방법

문이 열려 있었는지, 누군가 열어 주었는지, 잠금장치를 조작했는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출입 장면이 담긴 CCTV나 출입 기록은 사건 초기에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 출입한 공간의 성격

일반인에게 열린 영업장인지, 거주자만 드나드는 공동주택 공용 부분인지, 평소 비어 있던 점포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대구지방법원 사례처럼 관리자가 거의 드나들지 않던 공간이라는 사정은 유리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 들어간 목적과 그 뒤의 행동

출입 목적이 정당했는지, 들어간 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구분해 설명해야 합니다. 들어간 뒤에 다른 문제가 생겼더라도, 들어갈 당시의 목적과 방법은 따로 따져야 합니다.


맺음말

들어오지 말라는 뜻에 반해 들어갔다고 해서 언제나 주거침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구지방법원 사례처럼 출입 당시의 방법이 평온을 해치지 않았다면, 뒤이어 다른 행위가 있었더라도 침입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잠금장치가 없는 공간이라도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공동주택 공용 부분에 몰래, 반복해서 드나들었다면 주거침입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무엇을 원했는지보다 어떻게 들어갔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주거침입이나 건조물침입 혐의로 고소를 당하셨다면, 더킴로펌 대구형사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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