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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명의를 빌려줬다면, 그 이름으로 무엇이든 해도 될까?

대구사문서위조변호사 | TK로펌 · 더킴로펌 대구 사무소

금융기관 창구에서 대출 서류에 도장을 찍는 모습

안녕하세요, 더킴로펌 대구사문서위조변호사입니다. 신용 문제로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명의를 빌려 통장을 쓰거나 사업자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양해한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 빌린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문서위조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피의자분들은 "원래 내가 쓰라고 빌려준 명의"라고 말씀하십니다.

먼저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명의를 빌려줬다는 사정만으로 그 이름으로 하는 모든 일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문서위조죄는 명의자의 승낙이나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 그 이름으로 문서를 작성했는지를 따집니다. 그래서 통장 사용만 허락했는데 그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위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포괄적으로 맡긴 관계였다면, 개별 문서마다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위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구지방법원에서 결론이 엇갈린 두 사건을 중심으로 그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문서위조의 기본 내용

가. 처벌 규정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조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형법 제231조), 위조한 문서를 사용하면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같은 형에 처해집니다(형법 제234조). 위조한 서류로 대출을 받거나 돈을 받아냈다면 사기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나. 승낙과 추정적 승낙

명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승낙이 있었다면 위조가 아닙니다. 현실적인 승낙이 없었더라도,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명의자가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면 위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승낙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승낙했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예측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6797 판결 참조).

다. 포괄적 위임과 그 한계

명의자가 미리 어떤 사무의 처리를 포괄적으로 맡겼고 그 범위 안에서 문서를 작성했다면, 개개의 문서마다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위조가 아닙니다. 다만 위임 관계가 끝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더는 명의를 쓸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아버지에게서 부동산 매매 권한을 위임받은 아들이 아버지가 사망한 뒤 아버지 명의 인감증명 위임장을 작성한 사건에서, 사망으로 위임 관계가 끝났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6223 판결 참조).

2. 대구지방법원 사례 – 빌려준 명의로 대출을 받은 경우

가. 사건 개요

피고인은 신용불량자여서 남매 사이인 피해자에게 부탁해 피해자 명의로 조합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피해자는 입출금만 하라는 취지로 통장을 만들어 주었고, 피해자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는 것도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그 통장의 적금을 담보로 피해자 명의의 대출신청서와 자동이체 출금동의서를 작성하고 피해자의 도장을 찍어 대출을 받았습니다. 피해자는 나중에 은행에 갔다가 자기 앞으로 대출이 실행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에게서 구두로 승낙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유죄를 인정했고 대구지방법원 항소심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피해자가 사업자 명의를 빌려주고 통장을 쓰게 해 주었으며, 대출 무렵 피고인에게 1,000만 원을 빌려준 사정이 있었더라도, 그것만으로 피해자 명의로 대출계약까지 체결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평소 피해자 명의로 금융거래를 해 왔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승낙할 것으로 기대했을 뿐이고, 피해자의 의사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임의로 문서를 작성했다고 보았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5. 10. 24. 선고 2024노4661 판결 참조).

오피스텔 앞에서 임대차계약서를 살펴보는 모습

3. 대구지방법원 사례 – 포괄적 위임이 인정된 경우

가. 사건 개요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의 오피스텔 한 채를 임대하고 있었는데, 지인에게서 2,000만 원을 받은 뒤 오피스텔 소유권을 지인 명의로 넘겼습니다. 이후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연장하면서 지인 명의로 보증금을 1,000만 원 올린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지인의 도장을 찍었습니다. 지인은 2,000만 원은 빌려준 돈이고 오피스텔은 담보로 넘겨받았을 뿐, 계약을 맺을 권한을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사문서위조와 사기를 모두 유죄로 보았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구지방법원 항소심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인은 돈을 보낼 때 피고인에게 "투자 기간은 몇 개월이냐"고 물었고, 그 뒤에도 스스로 그 돈을 '투자금'이라고 불렀습니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에도 재산세와 그로 인한 건강보험료는 피고인이 냈고, 지인은 2년 가까이 임차인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했습니다. 계약 당일에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목적도 묻지 않고 자신의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를 보내 주었고, 자기 계좌로 들어온 1,000만 원도 피고인 측에 그대로 보냈습니다. 법원은 이런 사정에 비추어 지인이 오피스텔의 관리와 처분을 피고인에게 포괄적으로 맡겼거나 묵시적으로 승낙했다고 보았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6. 4. 7. 선고 2025노1172 판결 참조).

4. 두 사건을 가른 것

두 사건 모두 피고인은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쓰고 있었고, 그 명의로 서류를 작성한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었습니다. 차이는 명의자가 맡긴 일의 범위였습니다. 남매 사건에서는 입출금용 통장과 사업자 명의만 허락했을 뿐 대출까지 맡긴 정황은 없었습니다. 오피스텔 사건에서는 명의자가 수익에만 관심을 두고 관리와 처분을 피고인에게 맡겨 온 정황이 메시지와 세금 납부 내역으로 드러났습니다.

5. 사문서위조 혐의를 받을 때 확인해야 할 것

가. 명의를 빌려준 목적과 범위

처음에 무엇을 위해 명의를 빌려줬는지, 어디까지 쓰기로 했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통장 사용, 사업자 등록, 계약 체결은 서로 다른 일이어서, 하나를 허락했다고 다른 것까지 허락한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나. 주고받은 메시지

명의자와 주고받은 메시지는 승낙이나 위임의 범위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입니다. 오피스텔 사건처럼 명의자 스스로 쓴 표현이 결론을 바꾸기도 합니다.

다. 그동안의 관리 방식

세금이나 공과금을 누가 냈는지, 명의자가 그 재산이나 계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재산을 관리해 온 사람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라. 명의자의 의사 확인

새로운 종류의 거래를 할 때는 명의자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남매 사건처럼 불리한 사정이 됩니다.


맺음말

가족이 명의를 빌려줬다고 해서 그 이름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구지방법원 남매 사건처럼 통장 사용만 허락받았는데 그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사문서위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오피스텔 사건처럼 명의자가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포괄적으로 맡긴 관계였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드러난다면 무죄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명의를 빌려준 목적과 범위, 그동안의 관리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문서위조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더킴로펌 대구사문서위조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어 사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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