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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에서 흙을 파서 같은 땅의 도로 옆을 메웠다면 절도일까요?

대구지방법원 2025. 6. 24. 선고 2025고정41 판결

판결 결과토지 내 이동만으로 점유 이전과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부족하여 무죄

판례 요약

다른 사람의 토지에서 흙 약 3톤을 굴착기로 파낸 행위가 절도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밖으로 가져간 것이 아니라 같은 토지의 도로 옆 패인 부분을 메웠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현장 사진과 이동 위치를 확인하고 흙에 대한 지배가 실제로 이전되었는지 검토했습니다.

01사건 개요

피고인은 2023년 12월 경북 청도의 다른 사람 소유 토지에서 굴착기를 이용해 흙 약 3톤을 파냈습니다. 검사는 피해자 소유의 흙을 가져가 절취한 것으로 기소했습니다.

피고인은 수사 초기부터 흙을 반출하지 않았고, 같은 토지에 있는 현황도로 옆의 움푹 패인 부분을 메워 도로의 구조를 보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이 평소 그 도로를 자주 사용한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쟁점은 흙을 파거나 움직인 행위가 있었는지를 넘어, 남의 흙을 자기 소유물처럼 취득했다고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02쟁점

가. 흙의 위치 변경이 점유 이전인지

절도죄는 소유자의 뜻에 반하여 물건에 대한 지배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지배 아래로 옮겨야 합니다. 물건의 무게와 크기, 보관 장소 및 실제 이동 범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 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사정이 불법영득의사를 증명하는지

피고인 자신에게도 도로 보강의 이익이 생긴다는 것만으로 소유자를 배제하고 흙을 이용·처분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03판결

가. 현장 사진이 피고인의 설명에 부합했습니다

피해자가 제출한 사진에서도 작업 전후 도로 옆 패인 부분이 메워진 변화가 확인되었습니다. 흙을 트럭 등에 실어 다른 곳으로 운반한 모습은 없었고, 굴착기로 바로 옆에 옮긴 것으로 보였습니다. 피고인이 인근에 별도의 넓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이 흙을 굳이 반출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은 점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나. 3톤의 흙이 여전히 소유자의 토지 안에 있었습니다

법원은 재물을 현실적으로 지배하게 되었는지는 크기·무게·장소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처럼 굴착기를 써야 하는 상당량의 흙을 같은 토지 안의 인접 부분에 적치했을 뿐이라면, 그 흙이 소유자의 지배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 자기 도로처럼 쓰려는 의사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흙을 사용한 곳은 피해자의 토지 위에 설치된 도로였고, 피해자 자신도 토지에 접근하려고 그 도로를 이용했습니다. 피고인이 자주 이용한다는 사정만으로 소유자를 배제하고 자기 물건처럼 처분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부족했습니다.

흙을 다른 사람의 토지로 반출하려던 의사가 있었다는 자료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점유 이전과 불법영득의사 모두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04의의

토지 작업을 둘러싼 다툼에서는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점과 절도죄의 요건이 갖추어졌다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작업 전후 사진, 흙의 이동 경로, 적치 장소와 사용 목적이 결론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같은 부지 안에서 물건을 옮기면 언제나 절도가 아니라는 일반 규칙을 정한 것이 아닙니다. 흙의 양과 성질, 이동 범위 및 도로의 소유·이용 관계를 함께 고려한 구체적 판단입니다.

출처: 대구지방법원 2025. 6. 24. 선고 2025고정4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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