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요약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음을 알면서 배우자에게 강간으로 고소하라고 지시한 사건입니다. 항소심은 무고교사 책임을 유지하되 자백 감경과 피해자의 처벌불원 등을 고려해 형을 낮췄습니다.
01사건 개요
A는 배우자 B의 지시에 따라 상대방 C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고소장에는 여러 모텔에서 총 13회 강간당했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법원이 인정한 사실은 A와 C가 합의 아래 성관계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B는 그 사정을 알면서도 C에게 합의금을 요구했고 거절당하자, 돈을 받기 위해 압박하고 A와 C가 더 만나지 못하도록 A에게 허위 고소와 진술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제1심은 A의 무고와 B의 무고교사를 인정해 각각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과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B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02쟁점
가. 직접 신고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
허위라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고소를 결심하고 실행하도록 한 지시가 무고교사에 해당하는지 문제됐습니다.
나. 자백과 항소심의 형 변경
책임의 인정과 별개로 자백 감경, 피무고자의 의사와 범행 경위를 형에 어떻게 반영할지 살폈습니다.
03판결
항소심은 B의 무고교사 범죄사실을 제1심과 같이 인정했습니다. 직접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만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허위 고소를 실행하도록 시킨 사람도 형법 제156조와 제31조에 따른 책임을 부담했습니다.
누범기간 중 강간 혐의의 허위 고소를 교사한 점은 불리한 사정이었습니다. 반면 자백해 법률상 감경할 필요가 있고 피무고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은 경위 등을 고려했습니다. 항소심은 제1심의 징역 1년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A에 대한 부분은 항소가 제기되지 않아 분리·확정됐다고 항소심이 명시했습니다. B에 대한 항소심 감형은 무고교사 혐의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유죄를 전제로 형을 다시 정한 결과입니다.
04의의
허위 신고의 내용뿐 아니라 누가 신고를 제안하고 지시했는지도 책임 판단에 중요합니다. 고소장 작성 전후의 대화, 합의금 요구와 거절 시점, 신고자와 지시자의 인식을 구분하면 실행자와 교사자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성범죄 신고가 불기소되거나 무죄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무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합의에 의한 관계라는 사실을 알면서 강간 피해를 꾸며 신고한 구체적인 범행이 인정됐습니다. 자백과 처벌불원도 이 유죄 판단을 없애는 사유가 아니라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평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