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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경영진을 따라다니며 항의하면 업무방해와 건조물침입이 될까요?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1도9055 판결

판결 결과통상적인 매장 출입과 항의 행동의 구체적 모습을 살피지 않은 유죄 판결 파기환송

판례 요약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이 영업 중인 마트에 들어가 현장점검 중인 경영진을 따라다니며 복직과 인사명령 철회를 요구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매장에 들어온 목적만으로 건조물침입을 인정할 수 없고, 항의가 불편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방해의 위력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출입 방식, 상대방과의 거리, 발언 내용, 점검이 계속되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01사건 개요

2020년 5월 28일 오전 11시경, 마트산업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7명이 대형마트의 2층 식품매장으로 들어갔습니다. 회사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현장점검을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복직과 전보 인사명령의 철회를 요구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일부 조합원은 전보 명령에 따르지 않다가 몇 달 전 해고된 상태였습니다.

이들은 손님들이 이용하는 정문과 매장 입구를 통과했습니다. 보안요원의 제지를 피하거나 몰래 들어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매장에서는 피켓을 들고 경영진을 따라다니며 요구사항을 외쳤습니다. 검사는 이러한 출입이 관리자의 의사에 반한 공동주거침입이고, 약 30분간 계속된 항의가 점장의 현장점검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하급심은 관리자가 항의 목적을 알았다면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과 여러 사람이 경영진을 따라다니며 고성을 지르고 촬영했다는 점을 근거로 두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일반인에게 개방된 매장에 통상적으로 들어갔고, 점검을 물리적으로 막은 것도 아니라며 다투었습니다.

02쟁점

가. 관리자가 원하지 않는 목적의 출입이면 바로 침입인가요?

건조물침입죄는 건물 안의 사실상 평온을 보호합니다. 따라서 관리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목적이 있었는지와 실제 출입 방식이 평온을 해쳤는지는 구분해야 했습니다. 영업시간 중 개방된 매장에 정상적인 출입구로 들어온 경우에도 관리자의 추정적 의사만으로 침입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나. 여러 사람이 항의했다는 것만으로 위력이 인정되나요?

업무방해죄의 위력은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정도의 세력을 뜻합니다. 항의에 참여한 사람 수나 상대방이 느낀 불쾌감뿐 아니라 거리, 소음, 위협적인 언행, 통행 방해, 업무 진행 상황까지 확인해야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03판결

가. 공개된 매장에 통상적으로 들어온 방식부터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매장이 영업시간 중 출입자격의 제한 없이 개방되어 있었고, 피고인들이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거나 경비가 없는 틈을 노리는 등 특별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명시적인 출입 금지 의사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정문으로 들어온 행위는 건물의 평온을 해치는 방식의 출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리자가 실제 목적을 알았다면 반대했을 것이라는 추정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이 사건 피고인들에게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나. 항의하는 사람과 경영진 양쪽의 상황을 함께 비교했습니다

항의에 참여한 사람은 7명이었고, 점검에 참여한 사람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간부급 경영진 등 약 20명 이상이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의사나 진술만을 기준으로 위력을 판단해서는 안 되며 양쪽 인원과 지위, 현장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들은 경영진과 약 1~2m 이상의 거리를 둔 채 뒤따랐고, 더 가까이 다가가거나 이동을 물리적으로 막지 않았습니다. 욕설이나 협박도 하지 않았으며 요구사항을 존댓말로 외치기도 했습니다. 많은 고객과 판매촉진행사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식품매장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점검을 어렵게 할 정도였다는 객관적인 증거도 없었습니다.

다. 촬영과 항의의 목적, 실제 업무 진행도 확인했습니다

촬영은 경영진의 모습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에게 활동 소식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인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려는 행동과 점장의 관리업무를 중단시키려는 행동을 구분했습니다. 실제로 경영진의 현장점검은 약 30분간 계속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공동주거침입과 업무방해를 모두 유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04의의

이 판결은 항의가 있었는지보다 어떤 방식으로 항의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건물 출입 단계에서는 개방 여부와 제지·통제 상태, 출입 방법을 살피고, 매장 안에서의 행동은 업무방해의 위력에 해당하는지 별도로 판단했습니다.

항의 때문에 상대방이 불편했거나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낼 수는 없습니다. 현장 영상에 나타난 거리, 이동 경로, 발언과 소음, 점검이 계속된 모습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다만 물리적 방해나 실제 업무 중단이 없으면 언제나 처벌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위력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출처: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1도905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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