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요약
보이스피싱에 쓰일 것을 알면서 유령법인을 만들고 계좌·접근매체를 전달하던 사람이 이후 현금 전달책 역할도 수락했습니다. 대법원은 직접 현금 전달을 시작한 때만 볼 것이 아니라, 미리 계좌를 제공하고 역할을 맡아 범행을 쉽게 하거나 실행 의지를 강화한 행동도 방조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01사건 개요
피고인은 2020년 12월부터 보이스피싱 범행에 쓰인다는 사정을 알면서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법인 계좌를 만든 뒤 접근매체를 텔레그램 대화 상대에게 전달·유통했습니다. 2021년 1월 중순에는 조직의 제안을 받아 현금 전달책 역할을 맡기로 했습니다.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사람은 1월 20일부터, 피고인은 1월 28일부터 실제 전달 행위를 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별 사기방조 책임과 가담 시점 등을 다퉜고, 대법원은 직접 전달을 시작하기 전의 계좌 제공과 역할 수락이 범행에 미친 영향을 검토했습니다.
02쟁점
가. 실행 전에 한 지원 행동도 방조인지
정범의 범행이 끝난 뒤에 비로소 한 도움과, 장래 범행을 예상하고 실행을 쉽게 한 사전 지원을 구분해야 했습니다.
나. 역할 수락이 범행을 돕는 의미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행동 외에 조직의 제안을 수락해 실행 의지를 강화한 행동도 방조인지가 문제였습니다.
03판결
대법원은 방조가 정범의 실행을 쉽게 하는 직간접적인 행동을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질적인 지원뿐 아니라 범행 결의를 강화하는 정신적 도움도 포함하며, 실행 착수 전에 장래 범행을 예상해 돕는 행동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의 접근매체 제공은 사기에 쓰일 것을 알면서 계좌 이용을 가능하게 한 물질적 지원이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전달책 역할까지 수락한 행동도 정범의 범행 결의를 강화하는 정신적 지원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실제 전달을 시작한 시기만을 기준으로 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의는 구체적인 범행의 세부 내용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미필적 인식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기방조 유죄 결론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04의의
가담 시점은 첫 현금 수거일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계좌를 언제부터 제공했는지, 범죄 이용을 언제 알았는지, 어떤 역할을 약속했고 이후 어떤 지원을 했는지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정상 업무라고 믿고 계좌를 제공한 경우와 범행을 알면서 사전 지원한 경우는 구별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범행 인식이 인정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접근매체 제공만으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사기방조 책임을 인정한 판결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