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요약
배달앱 운영회사가 음식점에 다른 주문 경로보다 비싸게 판매하지 말라고 요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가격에 관여했다는 사실만 보지 않고 소비자 보호 효과, 수수료 방식, 플랫폼 간 경쟁과 당시의 규제 환경을 함께 살폈습니다.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한다는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01사건 개요
배달앱 운영회사는 경쟁 플랫폼보다 늦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주문에 비례하는 수수료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일부 음식점이 앱을 통한 주문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자, 회사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다른 주문 경로와 동일한 가격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치도 있었습니다.
검사는 이러한 요구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음식점의 가격 결정에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반면 회사는 소비자가 주문 경로에 따라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지 않도록 하고 플랫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은 구체적인 사업구조와 행위 당시의 사정을 검토했고,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02쟁점
가. 가격 결정에 관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고의가 증명되는지
형사처벌을 하려면 회사 관계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의 경영활동에 간섭한다는 점을 인식했는지가 문제 됩니다. 계약상 가격 조건이 있다는 사실과 범죄의 고의는 구별해야 했습니다.
나. 소비자와 음식점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가격 조건은 음식점의 재량을 줄일 수 있지만 소비자의 가격 비교 부담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법원은 이처럼 여러 효과가 있는 거래 조건을 설정한 경위를 살폈습니다.
03판결
가. 가격 조건을 설정할 경제적 이유도 있었습니다
항소심은 소비자가 앱에서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주문 경로마다 가격을 확인하는 수고를 줄이는 효과를 고려했습니다. 플랫폼은 가격 외에도 주문 편의, 적립 혜택과 서비스 등으로 경쟁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격 일치 요구를 오로지 음식점에 불이익을 주려는 조치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나. 수수료 방식과 플랫폼 간 경쟁을 함께 보았습니다
주문에 비례하는 수수료 방식은 주문량이 적은 음식점의 진입 부담을 줄이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음식점이 수수료를 앱 주문 가격에만 전가하면 이러한 사업모델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도 검토되었습니다.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부터 2017년 무렵 약 26% 수준이었고, 다른 플랫폼 및 신규 사업자와 경쟁하며 음식점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법원은 회사가 음식점에 비용을 아무 제한 없이 전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다. 당시에는 위법성 판단에 복잡한 경제적 평가가 필요했습니다
이 사건의 거래 조건이 경쟁이나 거래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려면 여러 경제적·규범적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법원은 그러한 검토 끝에 객관적 위법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것과, 행위자가 당시 부당한 경영 간섭을 인식하고 실행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관련 심사지침이 행위 종료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마련되었다는 사정도 고려되었습니다. 나중에 구체화된 기준을 곧바로 과거 행위자의 인식에 대입할 수는 없었습니다.
라. 형사처벌에 필요한 고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은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고의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유지했습니다. 별도로 검사가 공소를 취소한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항소심이 공소기각 결정을 추가했습니다.
04의의
이 사건은 배달앱의 가격 일치 조건을 언제나 허용한 판결이 아닙니다. 형사사건에서 부당한 경영 간섭의 고의가 증명되었는지를 해당 시장과 거래구조에 비추어 판단한 사례입니다.
플랫폼 거래를 검토할 때는 계약 문구뿐 아니라 가격 조건의 적용 범위, 실제 제재, 거래 상대방의 선택 가능성, 플랫폼의 시장 지위, 조건을 도입한 의사결정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행정상 시정조치·과징금과 형사책임의 요건도 구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