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요약
사외협력사 단가를 사실상 10% 낮추고, 사내협력사의 추가공사 대금을 작업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입찰 참여나 서류상 동의보다 실질적인 협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위반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개정 전후 비슷한 서면발급 위반의 과징금이 100배 이상 벌어진 부분은 과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01사건 개요
조선업 관련 원사업자는 사외협력사에 대해 공급단가가 사실상 일률적으로 10% 내려가는 방식으로 거래했습니다. 다른 한편 사내협력사에는 하도급대금이 정해지기 전에 추가공사를 시작하게 하고,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 내부 절차로 추가공수를 정하여 대금을 산정했습니다.
전자계약서도 작업 시작 전에 양쪽의 서명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서면발급 의무 위반, 일률적 단가 인하, 일방적으로 낮은 대금 결정에 대해 시정명령·공표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원사업자 측은 업종의 특성, 협력사의 입찰 참여, 가격의 합의 여부 등을 다투었습니다. 과징금에 대해서는 법령 개정 전후의 산정 방식 차이로 같은 유형의 위반에 지나치게 다른 금액이 부과되었다는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02쟁점
가. 업체별 인하율에 일부 차이가 있어도 일률적 인하인지
개별 거래의 원가·품질·공정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전체적인 인하 구조인지가 문제였습니다.
나. 작업 뒤 정한 가격에 실질적 합의가 있었는지
거래 중단 위험을 부담하는 협력사가 공사를 진행한 후 통보받은 가격을 받아들인 것을 자유로운 협의로 볼 수 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다. 비교 거래가 없을 때 제조원가와 과징금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추가공사의 통상 대가를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 원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 계산 규정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이 적법해지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03판결
가. 단가 인하의 전체 구조와 정당한 이유를 살폈습니다
대법원은 여러 업체나 품목의 개별 사정이 다른데도 같은 비율이나 일정한 구분에 따른 비율로 단가를 낮추면 일률적 인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하율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이를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외협력사 단가가 사실상 10% 인하되고 개별 사정이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거래상의 지위와 관계에 비추어 자발적인 입찰 참여라고 보기도 어려웠으며, 원사업자 측이 객관적·합리적인 정당화 사유를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나. 추가공사 대금 결정에 협력사가 참여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사내협력사들은 원사업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거래 단절 위험을 부담했습니다. 작업을 먼저 진행한 뒤 공수와 가격이 정해졌으며, 내부 산정 과정에서 정보를 제공받거나 의견·이의를 제시하는 절차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실질적인 협의 없는 일방적 결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본공사와 추가공사는 구별되고 회사마다 분류·운영 방식도 달라 비교 거래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대법원은 단순한 증명 곤란만으로 원가를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비교 거래를 사실상 찾을 수 없고 납품·작업 후 낮아진 협상력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한 이 사건에서는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낮은 단가를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 전자계약은 발송만으로 서면발급이 완료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전자계약시스템에 계약서를 올려 보내기만 한 날이 아니라 양쪽이 전자서명까지 완료한 날을 발급일로 보았습니다. 원사업자가 제출한 작업착수일과 발급일 자료를 토대로 위반이 증명되었고, 추가작업 전에 발급할 수 없었던 구체적인 사유도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라. 위반이 있더라도 과징금은 비례해야 합니다
2016년 7월 25일 전후의 서면발급 위반을 하나로 묶어 유리한 새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개정 전 행위는 관련 대금이 약 2배, 공사 건수가 약 3배인데 과징금은 개정 후 행위의 100배 이상이 되는 불균형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제재의 성격과 개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이 부분 과징금이 현저히 부당하다는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쌍방 상고가 기각되어 위반 인정과 과도한 과징금 부분의 취소가 함께 유지되었습니다.
04의의
가격 인하 사건에서는 서명이나 입찰 참여가 있었다는 형식보다 가격을 협의할 실질적인 기회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작업을 끝낸 뒤에야 내부 기준으로 대금을 정하면 협력사의 협상력이 크게 낮아진다는 점이 판단에 반영됩니다.
또한 위반행위의 성립, 낮은 가격의 입증, 과징금 액수는 각각 따져야 합니다. 이 사건은 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불균형한 과징금은 별도로 통제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