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요약
부부가 함께 사는 아파트에 아내의 허락을 받고 들어간 사람이 주거침입으로 기소됐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실제 승낙을 받고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했다면, 자리에 없던 배우자가 반대했을 것이라는 추정만으로 침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주거에 들어간 목적의 부적절성과 출입 자체의 형사책임을 구분했습니다.
01사건 개요
피고인은 피해자의 아내와 교제했고 피해자가 없는 동안 아내가 열어 준 현관문을 통해 아파트에 세 차례 들어갔습니다. 혼외 관계를 위한 방문이었으므로 피해자는 이를 원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1심은 유죄로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집에 있던 공동거주자의 현실적인 승낙과 통상적인 출입 방법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는 부재중인 배우자의 반대 의사를 중시한 종전 판례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며 상고했습니다.
02쟁점
가. 공동거주자들의 의사가 충돌할 때
한 사람의 현실적인 허락과 다른 사람의 추정적인 반대 중 어느 사정을 기준으로 침입을 판단할지 문제됐습니다.
나. 주거침입죄가 보호하는 법익
출입 목적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친 출입이라는 판단과 같은지 구분해야 했습니다.
03판결
다수의견은 주거침입죄가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동주거에서는 각 거주자의 주거 이용이 다른 거주자와의 관계로 일정 부분 제한될 수밖에 없고, 침입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으로 드러난 행동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아내가 실제로 문을 열어 주고 피고인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온 이 사건에서는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출입으로 볼 수 없었습니다. 부재중인 남편이 반대했을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처벌하면 침입의 기준이 주관적·추정적으로 넓어지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에 배치되는 종전 판례를 변경하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다른 법적 설명으로 같은 결론에 이른 별개의견과 부재중인 거주자의 의사를 더 중시한 반대의견도 제시됐습니다.
04의의
누가 집에 있었고 누가 문을 열었는지, 허락의 범위와 실제 들어간 공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동거주자의 허락을 받았다는 말만으로 강제적인 출입이나 다른 거주자가 독자적으로 쓰는 공간까지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주거침입 무죄는 혼외 관계의 민사책임이나 도덕적 평가를 판단한 결론이 아닙니다. 출입으로 침해된 법익과 관계에서 생긴 다른 책임을 구분한 판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