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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뒤의 연락, 횟수보다 먼저 확인할 스토킹의 판단 기준

TK로펌 · 더킴로펌 대구 사무소

집 앞에서 반복 연락이 오는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모습
집 앞에서 반복 연락이 오는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모습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서, 맡겨둔 물건을 돌려받으려고, 마지막으로 설명을 듣고 싶어서 연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연락한 사람의 목적과 연락을 받는 사람의 의사는 다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전화·메시지·방문이 이어진다면, 단순한 관계 갈등을 넘어 스토킹 사건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몇 번 연락했으면 무조건 범죄”라는 식으로 숫자만 정해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무엇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지와 그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구분을 중심으로 연락 기록을 읽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1. 연락 목적과 상대방의 의사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서 정한 행위를 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합니다. 전화나 메시지뿐 아니라 기다리기·따라다니기·주거지 접근 등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참조).

“할 말이 있었다”는 설명만으로 모든 연락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용건이 무엇이었는지, 이미 답을 받았는지, 상대방이 어떤 방식으로 거절했는지, 용건과 관계없이 연락 수단을 바꾸거나 방문까지 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물건 반환이나 정산이 필요하더라도 그 필요성과 접촉 방식의 적절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불안감이나 공포심도 상대방이 특정 표현으로 호소했는지만 확인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행위의 내용과 전후 사정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참조).

한편 거절은 특정 문구 하나로만 확인되는 것이 아닙니다. 차단, 연락 중단 요청, 관계를 끝내겠다는 대화 등 전후 맥락을 함께 봐야 합니다. 연락을 받은 사람이 처음에는 답했다는 사실과 이후에도 연락을 원했다는 사실을 같게 취급해서도 안 됩니다.

2. 여러 번 있었다는 사실과 법률상 반복성은 어떻게 다를까요?

대법원은 지속성에 관하여 한 차례의 행위라도 상당한 시간 계속되는 경우를 설명하고, 반복성에 관하여는 여러 행위 사이의 시간·장소·범행 의사의 연관성을 함께 보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횟수라도 행위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졌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도210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차량을 약 3km, 약 10분간 따라간 행위와 약 두 달 반 뒤 다시 피해자에게 접근해 촬영한 행위가 문제 됐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사안에서 지속성·반복성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두 차례의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본 판단을 바로잡은 것입니다.

이 판결을 “두 번까지 연락해도 된다”거나 “일정 기간만 띄우면 괜찮다”는 기준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차량 접근에 관한 구체적 사건의 판단이며, 전화·메시지와 방문이 연결된 다른 사건에서는 그 전체 흐름을 따로 살펴야 합니다. 연락 간격만 골라 설명하면 차단 이후 다른 계정으로 접촉하거나 생활 장소를 찾아간 사실이 빠질 수 있습니다.

3. 접근·연락 금지 조치가 있다면 문제를 구분해야 합니다

수사 과정에서 내려진 조치나 법원의 결정이 있다면 먼저 결정문에서 금지 대상과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통화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연락 시도가 허용됐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대법원은 잠정조치의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와 관련하여, 연결되지 않은 전화라도 상대방에게 부재중 전화 표시 등이 나타난 사안을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9. 27. 선고 2024도7832 판결 참조). 이는 당시 적용된 구법과 잠정조치의 구체적 내용에 관한 판단입니다. 현재 사건에서는 결정문의 내용과 적용 법률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스토킹범죄의 모든 요건이 부재중 전화 한 번만으로 성립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화해나 사과를 이유로 먼저 연락하기보다, 현재 적용된 금지 조치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진행 중인 절차에서 필요한 전달 사항은 허용된 방법을 법률 검토를 거쳐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 의사가 있다는 사정과 금지 조치를 지켜야 한다는 문제도 구분해야 합니다.

4. 기록은 연락의 전체 흐름이 보이도록 정리하세요

날짜별로 연락 수단, 용건, 상대방의 답변, 거절이나 차단을 알게 된 시점, 이후의 행동을 적어보세요. 메시지는 문제 된 문장만 잘라두기보다 앞뒤 대화를 함께 보존하고, 통화목록과 방문 정황도 같은 시간 순서에 놓는 편이 유용합니다.

연락을 받은 쪽에서는 반복 연락과 접근 때문에 어떤 생활상의 변화가 생겼는지, 언제 도움을 요청했는지 관련 자료와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연락한 쪽에서는 실제 용건을 확인할 자료와 중단 요청 이후의 행동을 구분해 설명해야 합니다. 기억과 추측을 섞거나 기존 기록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정리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핵심은 연락 횟수 하나가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 연락의 내용과 방식, 행동의 연결성입니다. 아직 연락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추가 접촉으로 갈등을 키우기보다 안전을 확보하고 현재 기록을 바탕으로 법률 검토를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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